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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시진핑 2기, 금융리스크 차단 고삐 죄나…저우샤오촨 "기업부채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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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민은행 저우 총재, 디레버리징·금융안정개혁 강조]

머니투데이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 경제·금융 전문가 그룹 'G30' 세미나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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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가 중국 기업부채가 너무 많다고 경고했다. 인민은행이 오는 18일 제19차 당대회 이후 출범할 시진핑 2기 지도부 아래 부채 축소(디레버리징)와 금융안정을 위한 개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저우 총재는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 경제·금융 전문가 그룹 'G30' 세미나 패널토론에서 "중요한 문제는 기업 부채 수준이 너무 높다는 점"이라며 채무상환 비용(금리)이 낮은 만큼 "부채를 줄이고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우 총재는 특히 중국 기업들이 부채를 늘리는 데 지방정부 역할이 컸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의 부채 일부가 지방정부 산하 금융기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중국 기업은 대개 국유기업이다.

저우 총재는 이런 사정을 반영하면 중국의 기업부채는 GDP(국내총생산)의 120~130%로 공식적으로 알려진 160%를 훨씬 밑돈다고 추산했다. 중국 기업이 지방정부를 통해 낸 빚을 사실상 지방정부의 채무로 본 셈이다. 이 결과 중국의 공공부채 비율은 GDP의 36%가 아닌 70%로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저우 총재는 지방정부의 대출을 제한하는 재정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재정정책의 투명성이 충분하지 않다"며 지방정부를 통제할 재정 규제가 뚜렷하지 않아 금융시장에서도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점진적으로 이 문제를 걸고넘어질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조만간 재정개혁에 더 많이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외국 정책당국과 글로벌 투자자들도 중국의 기업부채를 우려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막대한 채무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촉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으며 중국의 경기확장이 위험을 숨긴 부채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 가운데 하나인 제롬 파월 FRB 이사도 최근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과도한 기업부채를 문제 삼았다. 그는 중국의 기업채무 증가세를 둘러싼 위험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우 총재의 발언이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사실에 주목했다. 시 주석은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새 지배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에 대해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최신 보고서에서 시 주석의 집권 2기는 1기의 연장선으로 국영기업 개혁과 디레버리징을 거시 경제정책의 필수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디레버리징이 중국 증시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우 총재는 개혁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개혁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과 시멘트 산업의 생산과잉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7%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우 총재는 또 '그림자금융'의 움직임도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림자금융은 당국의 규제가 엄격한 제도권 은행을 우회해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거래를 통칭한다. 중국에서는 신탁회사, 자산관리회사 등이 중앙정부의 규제를 받는 지방정부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이 대출채권으로 고위험·고수익 파생 투자상품을 만들어 금융시스템을 위협해왔다.

저우 총재는 다만 자산관리업계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는 규제가 은행, 증권, 보험으로 나뉜 탓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림자금융과 부동산을 둘러싼 위험을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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