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5 (토)

"시진핑, 신설되는 '黨 주석'도 겸할 듯… 후계자는 후춘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홍콩 빈과일보 보도… 계파 간 협상 끝에 '빅딜' 성사 가능성]

마오쩌둥 사후 폐지한 직위 부활… 권력 강화 더욱 속도 날 듯

후진타오계에 차기 주석 내주고 차기 총리엔 '최측근' 천민얼 발탁

'反中 인사' 궈원구이 문건 근거

정치국원 25명 명단·직책도 공개

오는 18일 막이 오르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재의 당 총서기보다 강력한 당 주석(신설)에 오르고, 후춘화 광둥성 서기를 후계자로 낙점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15일 보도했다.

이 같은 주장의 진원지는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현 권력층의 비리설을 폭로해온 궈원구이 중국 정취안홀딩스 회장이다. 그는 지난 13일(미국 시각) 독자적으로 입수한 명단이라며, 차기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한 정치국원 25명의 명단을 트위터에 올렸다.

명단에는 유임이 확실한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외에 후진타오 전 주석과 리 총리를 배출한 공청단파의 왕양 부총리와 후춘화 서기, 장쩌민 계열 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한정 상하이 서기, 시진핑 주석 측근인 리잔수 당 중앙판공처 주임과 천민얼 충칭 서기가 상무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은퇴 연령(68세)을 넘겨 유임 여부가 불투명한 왕치산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이름은 없었다. 이 명단은 왕치산 은퇴와 천민얼 발탁, 계파 간 안배 등을 예상한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8월 말 보도와 유사하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궈원구이의 명단은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한 정치국원 25명 전원의 새 직책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리잔수는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와 신설되는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을 맡아 왕치산의 빈자리를 메운다. 후춘화와 천민얼은 각각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국무원 부총리를 맡는다는 것이다. 2007년 17차 당대회 때 후계자로 상무위원회에 진입한 시진핑·리커창이 각각 중앙 군사위 부주석과 국무원 부총리에 임명된 것과 같은 구도다. 권력 서열 2위인 리 총리는 총리직을 유지하고 시진핑 주석은 현재의 당 총서기가 아닌 당 주석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당 주석은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마오쩌둥 시대의 제도로, 중국 공산당은 그의 사후인 1982년 '개인숭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폐지하고 집단지도체제로 이행했다.

또 정치국원에는 차이치 베이징 서기와 잉융 상하이 시장, 천시 당 조직부 부부장 등 시진핑 주석의 측근 그룹이 대거 입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빈과일보는 궈원구이 리스트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새 지도부 구성 계파 간 협상에서 당 주석직과 후춘화의 후계자 자리를 맞바꾸는 '빅딜'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후진타오 전 주석이 발탁한 후춘화를 후계자로 인정하고 왕치산 유임을 포기하는 대신, 당 주석직에 오르면서 최측근인 천민얼을 상무위원에 앉히는 식으로 타협을 했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안전부(국정원 격) 고위층과의 연줄을 바탕으로 한때 중국 부호 순위 73위에 올랐던 궈원구이는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해외로 도피해 시 정권의 반부패 수장인 왕치산 상무위원 일가의 해외 재산 도피 의혹 등 권력층 내부의 깊숙한 비밀을 폭로해왔다. 궈원구이는 이번 정치국원 명단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반면 서구 언론과 중화권 매체들은 정치국원 명단은커녕 상무위원 명단조차 자신 있게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 왕치산·천민얼·후춘화 3명의 운명을 놓고도 서로 다른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앙위원(정치국원 아래급)인 천민얼 서기의 상무위원 파격 발탁이 이미 정해졌으며, 왕치산의 은퇴는 기정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대만 연합보는 왕치산·천민얼·후춘화 세 명 모두 상무위원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 관계자는 왕치산 유임, 천민얼 탈락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가 바로 삭제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편, 중국 공산당 현 중앙위원회의 마지막 전체회의인 18기 7중 전회가 14일 당장(黨章·당헌) 수정안을 채택한 뒤 폐막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시진핑 정권의 지난 5년에 대한 평가가 지난 9월 당대회 전 마지막 정치국 회의 때 '매우 비범한 5년'에서 '극도로 비범한 5년'으로 강화돼 시 주석의 권력이 한층 강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치국이정(治國理政)' 이념이 당장에 들어가는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처럼 시진핑 주석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당장에 삽입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