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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마오쩌둥 데자뷔`…시진핑 절대권력 확인·우상화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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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18차 7중전회 폐막

매일경제

"시진핑은 가장 강력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1인 권력 체제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점쳐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중국몽)을 내세워 강력한 리더십을 외치는 시 주석이 중국 역대 최고지도자급인 마오쩌둥에 못지않은 독재 권력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당대회의 전초전으로 지난 14일 폐막한 18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에서 '1인 체제'를 공고히 하는 무대로 마무리했다.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18기 7중전회에서 시 주석 1인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당장(黨章·당헌) 수정안을 채택했다.

시진핑 집권 2기를 여는 19차 당대회의 전초전인 18기 7중전회는 당대회에 제출할 지난 5년 총결산 보고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업무보고, 당장 수정안을 각각 심의해 통과시켰다. 공보에 따르면 초미의 관심사인 당장 수정안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시 주석의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 통치)' 이론이 담긴 게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7중전회에서 시 주석이 직접 연설을 했으며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당장 수정안에 대해 중앙위원들에게 설명했다. 류윈산 상무위원은 시 주석의 이론을 당장에 넣는 작업을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공보는 공산당 정치국이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적 발전론'의 지도 아래 시 주석의 중요한 강연·정신과 치국이정의 새로운 이념, 사상·전략을 관철하고 실현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이례적으로 시진핑의 사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확립 △심화 개혁 △의법치국 △종엄치당 등 '네 가지 전면' 전략과 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 문명 건설 등 '5위 1체' 국정운영 사상·전략도 자세히 나열했다.

이번 7중전회 공보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장 수정안에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명기될지는 오는 18일 개막하는 19차 당대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당장에 이름이 포함된 중국 지도자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뿐이다.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은 이름이 빠졌다. 이에 따라 당대회에서 공식 결정될 당장 수정안에 '시진핑' 이름이 들어가면 시 주석이 마오쩌둥·덩샤오핑에 버금가는 지도자로서 '1인 독주 체제'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은 당장에 포함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이 불과 집권 5년 만에 자신의 정치 이론과 이름을 당장에 삽입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절대권력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일부 서방 외신은 당장 수정안에 '시진핑 사상'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중전회 공보에 시진핑 주석의 1인 권력 집중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 드러나 있다"며 "특히 '모든 활동에 대한 당의 지도 강화'라는 대목에서 공산당이 기업들 경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은 자신을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 개혁·개방 정책의 주역 덩샤오핑과 더불어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낼 지도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공산당 최고위 간부들을 교육하는 허이팅 중앙당교 부교장은 최근 중국 현대사를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혁명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그리고 시진핑이 집권한 2012년 이후의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 주석의 '영웅화' 작업에 나섰다.

또 전체회의는 지난 5년간 공산당의 업적에 대해 "역사적 성과와 변혁을 실현했다"고 총평하면서 '당 핵심'인 시 주석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어 중국의 국력과 국제적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졌다고 지적하며 "중국의 발전은 이제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이 반부패 투쟁을 결연히 추진해 각종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7중전회는 부패 혐의로 낙마한 쑨정차이 전 충칭시 당서기 등 12명에 대해 당적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 이번 7중전회는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의 유임 여부를 비롯해 시진핑 집권 2기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 개편도 논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이 당 주석을 맡는 대신 후진타오 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 계열로 분류되는 후춘화 광둥성 서기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올라 차기 후계자가 되는 '빅딜설'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역대 지도자 중 마오쩌둥이 유일하게 당 주석을 맡았다. 따라서 당 주석직 부활은 시진핑의 당내 권력이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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