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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금주의 B컷]우리, 난민 쌍둥이 형제의 미래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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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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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베이터 안에 누워 있는 에녹(사진 오른쪽)과 어라이자는 쌍둥이 형제다. 지난달 19일 태어났다. 미숙아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코로 숨을 쉬지 못했다. 젖병도 빨지 못했다. 쌍둥이 형제는 곧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했다. 쌍둥이 형제의 부모는 우간다 출신 난민이다. 부부는 2013년 2명의 아들과 함께 한국에 들어왔다. 부부는 경기도의 한 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반지하 월세방이었지만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아서 행복했다. 남편 다니엘(40·가명)은 공장에서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큰아들은 고등학교에, 둘째 아들은 중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셋째 아들은 올해 2살이 되었다.

그런데 지난 2월 남편 다니엘이 강제 출국을 당했다. 난민신청이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고 비자기간이 만료되었기 때문이다. 부인 글래디스(38·가명)는 남편이 출국한 이후에야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았다. 아프리카로 쫓겨간 남편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생계조차 막막했다. 건강악화와 임신중독증으로 수원 성빈센트병원에 입원한 글래디스는 임신 8개월 만에 쌍둥이 형제를 출산했다. 출산 후 글래디스는 퇴원을 했지만 쌍둥이 형제는 인큐베이터에서 집중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가 문제였다. 인큐베이터 이용 치료비는 하루에 200만원이 넘었다. 쌍둥이 형제가 입원한 20여일 동안 병원비는 총 3000만원이 넘게 나왔다. 쌍둥이 형제는 국적이 없는 미등록 아동이라 의료보험 혜택마저 받을 수 없다. 글래디스는 월세 내기에도 빠듯한 처지라 병원비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주배경 청소년과 가족을 지원하는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의 은수연 과장은 “체류의 합법, 불법을 떠나 한국에 머물고 있는 난민 아이들이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의료, 교육 등 기본적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쌍둥이 형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600만원 상당의 생계비와 출산용품 세트를 긴급지원한 대한적십자사도 쌍둥이 형제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에 발 벗고 나섰다. 후원계좌는 기업은행 060-709-1004 예금주 대한적십자사. ARS 후원전화 060-709-1004(1통화 5000원) 문의 1577-8179.

<사진·글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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