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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이제 "크롬북이 미래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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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하나 던지면서 시작해보자. 태블릿처럼 생겼고 태블릿처럼 작동하며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한다면, 그 기기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아마 대부분의 독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라고 답할 것이다. (혹시 “파스닙”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말 있다면 바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물론 컨버터블 크롬북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느 모로 보나 이건 사실상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다. 모든 지표가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 아니라 컨버터블 크롬북이 큰 화면에서의 안드로이드의 미래임을 가리키고 있다. 사실 앞으로는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구입하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할 정도다. 황당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구글이 원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필자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은 확실히 아니다. (약간 이상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100% 솔직하게 말하자면 필자는 조금 전 질문에서 파스닙이라는 대답을 떠올렸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세계에서는 현재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별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잠시 시간을 내서 살펴볼 가치는 충분하다.

오리처럼 생겼고 오리처럼 꽥꽥거린다면 오리 아닐까?
실용적인 면부터 시작해 보자.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컨버터블 크롬북으로 못하는 일은 무엇일까?

아무리 오래 머리를 쥐어짠다 해도 생각나는 게 별로 없을 것이다. 요즘 크롬북은 똑 같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똑같은 앱을 실행한다. 터치에 적합하고 안드로이드를 닮은 새로운 앱 런처까지 나오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점점 더 비슷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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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않아 구글 어시스턴트 기본 통합은 물론(어시스턴트는 새로 발표된 픽셀북에 포함된 후 다른 기기로도 계속 확산될 전망) 시스템 탐색 방식도 안드로이드와 비슷해질 가능성이 크다.

두 가지의 장점을 결합하다
무엇보다 크롬북은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이점을 제공한다. 빠른 부팅과 높은 보안성을 갖췄고, 제조업체나 통신업체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크롬 OS 환경에서 실행된다. 크롬 OS는 최소 5년 동안 2~3주마다 한 번씩 구글을 통해 직접 업데이트된다. 현재 안드로이드의 소프트웨어가 처한 현실과 확연히 대비되는 장점이다. 안드로이드 폰의 업데이트도 지지부진하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상황은 더 암담하다.

예를 들어 삼성 갤럭시 탭 S2는 올해 탭 S3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상위 플래그십으로 꼽힌 안드로이드 태블릿인데, 안드로이드 6.0 업데이트가 나오고 253일이 지난 후에야 업데이트를 받았다. 이어서 나온 안드로이드 7.0 업데이트를 받기까지는 무려 292일이 걸렸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기기가 기껏해야 2년 동안 업데이트를 받고 그 이후 방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 탭 S2가 안드로이드 8.0 업데이트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월별 보안 패치는 언급할 필요도 없다.)

잠깐, 아직 끝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요소들 못지않게 중요한 이야기가 한 가지 남았다. 크롬북은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앱 외에 데스크톱에 필적하는 브라우저 환경을 갖췄으며 노트북 수준의 키보드, 유용한 트랙패드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키보드는 태블릿의 멀티 모드 스탠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크롬북은 플랫폼의 경계를 무시하고 태블릿과 컴퓨터, 두 가지 형식의 장점을 하나로 모은 다목적 생산성 및 엔터테인먼트 기기다. 지금 당장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멸종을 불러 오지야 않겠지만, 컨버터블 크롬북과 비교하면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확실히 시대에 뒤떨어진 물건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끌어안은 크롬북으로의 전환
크롬북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태블릿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아니다. 구글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용히 두 가지 플랫폼을 하나로 합쳐왔다. 지금의 전환을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초기 안드로이드 앱을 크롬 OS로 가져오고 이후 두 플랫폼 간의 디자인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통일시켜온 과정을 생각하면 구글은 진작부터 확고히 그 목적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3년에도 아주 잘 생긴 한 예언자(필자)가 서서히 그 형태를 잡아가던, 하지만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초창기 그 변화의 씨앗에 주목한 적이 있다. 그때의 기사에서 한 단락을 발췌한다.

“모든 사람들이 항상 하는 질문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를 결국 하나의 제품으로 병합할지 여부다. 그러나 이 질문은 정곡을 벗어났다. 지금의 전략은 두 가지 플랫폼의 일관성과 연결성을 더 높이고, 안드로이드의 강점을 활용해 크롬 OS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는 듯하다. 안드로이드의 도움을 받은 크롬 OS는 웹 중심의 데스크톱 OS라는 좁은 입지에서 벗어나 두 플랫폼의 장점을 모두 제공하는 다목적 컴퓨팅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부터는 두 플랫폼을 대하는 구글의 자세에서 확연히 그 의중이 드러나고 있다. 구글은 2015년 픽셀 C 출시 시점부터 태블릿 부문에서는 안드로이드를 그다지 강조하지 않는 모습이다. 게다가 픽셀 C는 어떻게 봐도 무성의하게 만든 느낌을 주는 제품이었고, 여러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초에 안드로이드를 실행하기 위해 고안된 제품도 아니었다. 픽셀 C 전까지 구글은 매년(때로는 일년에 두 번도) 태블릿을 출시했고 태블릿 개발을 꾸준히 추진했다. 그러나 픽셀 C 출시 이후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구글에게 기억도 희미해진,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개념으로 전락한 듯한 모습이다.

대신 구글은 크롬 OS의 터치 경험을 다듬고 크롬북 기기에서 안드로이드 앱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위한 크롬 OS 에뮬레이터를 개발 중임을 시사하는 증거도 있다. 에뮬레이터가 나온다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는 자신의 앱이 크롬 OS에서 문제 없이 작동하는지 한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픽셀북도 있다. 이미 전통적인 태블릿 전선에서의 움직임이 뜸해지고 있는 구글의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지표가 바로 픽셀북이다.

구글은 오래된 틀을 뛰어넘어 더 우수한 대안을 만들었다.

사실 구글이 안드로이드 태블릿 경험을 크롬북으로 이전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전략이다. 전체적인 태블릿 판매가 침체를 이어가는 상황인데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항상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반면, 크롬북 판매량은 2017년 기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기업 시장은 재구성된 구글 태블릿 생태계가 번영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성장 일변도의 시장이다.

현재 컨버터블 크롬북은 250~300달러 대의 비교적 쉬운 가격대부터 구글이 직접 판매하는 최상위 999달러짜리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제 남은 유일한 질문(구글이 분명히 심사숙고했을 질문)은 더 다재다능하고 안전하고 생산적인 환경에서 똑같은 앱을 모두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두고, 굳이 전통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원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구글은 스스로의 오래된 틀을 효과적으로 뛰어넘어 더 뛰어난 대안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에 대한 통제권을 온전히 장악함으로써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골칫거리도 해결했다. 이제 구글의 최종적인 목표는 어느 때보다 더 선명하고 가까워진 듯하다.

필자가 장담한다. 크롬북이 미래다. 전통적인 태블릿은 과거다. 어떤 시각에서 보든 이는 구글과 사용자 모두에게 아주 긍정적인 전개다. editor@itworld.co.kr

JR Raphael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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