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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라스베이거스 음악축제 4만명에 총기 난사…5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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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사상 최악 ‘총격 참사’

호텔 32층서 무차별 사격한 64세 용의자, 현장에서 사살

군용 총기와 소리 유사…항공편 이착륙 일시 중단하기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의 4만여명이 운집한 야외 콘서트 현장에서 1일 밤(현지시간) 총기난사로 최소 50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 다쳤다. 지난해 6월 49명이 숨진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을 넘는 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다. 한국 외교부는 “2일 오후 6시 기준 파악된 한국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밤 10시쯤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 인근 거리 야외 음악 공연장을 향한 총기난사가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용의자 1명을 이 호텔 32층 현장에서 사살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호텔 창문 바깥으로 건너편 공연장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사살된 용의자는 64세 남성 스티븐 패독이며,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인 메스키트 주민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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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초기 ‘외로운 늑대’의 공격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패독이 극단주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패독은 마릴루 댄리라는 아시아계 여성과 함께 있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용의자의 동거인이라며 사진을 공개하고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호텔 인근 도로와 고속도로를 폐쇄했다. 라스베이거스 매캐런 국제공항은 모든 항공편의 이착륙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사건 당시 호텔 건너편 7만㎡ 면적의 공터에서는 컨트리 음악축제인 <루트91 하베스트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3일간 열린 축제의 마지막날인 이날 현장에는 4만여명이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공연을 보러 온 코디악 야지는 AP통신에 “여자 친구와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의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총성이 들렸다”면서 “총격이 5분 이상 이어졌고 수천명이 달아났다”고 말했다. 하수구에 숨었던 이베타 살다나는 라스베이거스리뷰저널에 “폭죽이 터진 줄 알았는데 호러쇼였다”고 말했다.

사살된 용의자는 현장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던 여느 사건과 달리 호텔 32층 고지대에서 총격을 가했다. 대량살상을 노린 선택으로 보인다.

은퇴한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 제임스 가글리아노는 CNN에 “대량살상을 할 수 있던 건 용의자가 고지대 총격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글리아노는 “수만명이 운집한 콘서트 현장을 노렸다. 군중 가운데를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글리아노는 총성을 들어보면 탄알띠를 장착한 군용 총기 소리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잠깐 총성이 멎은 것은 탄알띠를 갈아 끼웠거나 경찰 진입에 대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 위해 용의자가 총격을 멈췄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이 1966년 15명이 숨진 텍사스대 총기난사 사건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당시 범인은 캠퍼스 안 시계탑건물 28층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가글리아노는 “아무도 총격범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훈련받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서 높은 곳을 올려다볼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트위터에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브라이언 산도발 네바다 주지사도 트위터에 “비극적이고 악랄한 범죄행위가 네바다 가족들을 흔들었다”면서 “이 비겁한 행동의 희생자들과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적었다. 용의자가 총격 장소로 정한 만달레이베이호텔 측도 트위터로 애도를 표시했다.

총격이 시작된 순간 공연 무대에 있었던 가수 제이슨 알딘은 몇 시간 뒤 인스타그램에 “오늘 밤은 끔찍함, 그 이상”이라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즐거운 밤을 보냈어야 할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져 가슴이 아프다”고 비통해 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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