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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伊, 리비아 동부 실권자 로마 초청…"리비아 안정에 협조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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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티 국방, 로마서 하프타르 군사령관과 회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리비아 혼란 종식에 있어 핵심적인 인물로 꼽히는 칼리파 하프타르 군사령관에게 리비아 안정을 위한 유엔의 계획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로베르타 피노티 국방이 26일 로마에서 하프타르 사령관과 만나 리비아의 안정과 이슬람 테러리즘, 리비아를 기점으로 한 한 유럽행 난민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리비아 동부 토브루크 정부의 실권자인 칼리파 하프타르 군사령관 [AFP=연합뉴스]



피노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리비아의 조속한 선거를 위한 유엔 주도의 중재에 지지를 표명하며 "리비아 내 모든 당사자들은 어떤 군사적 해결책도 배제하고, 선거를 위한 논의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리비아는 서부 트리폴리에는 파예즈 사라지 총리가 이끄는 이슬람계 정부와 제헌의회가, 국토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동부에는 비이슬람계가 주류인 토브루크 정부·의회가 각각 들어서며 혼란이 좀처럼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리비아 동부를 지배하는 토브루크 정부의 실권자이다.

갈등 관계에 놓여 있는 두 세력은 지난 7월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로 평화협상 테이블에 앉아 리비아의 무력분쟁 종식과 내년 봄 최대한 빨리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이탈리아는 과거 식민지였던 리비아의 안정을 위해 유엔의 승인을 받는 사라지 정부를 공식적으로 지지해 왔으나, 리비아를 출발지로 이탈리아에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는 아프리카발 난민 단속을 위해서는 토브루크 정부와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최근에는 토브루크 정부에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8월 초 이탈리아로 난민을 밀송출하는 불법 난민 밀입국 업자의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사라지 정부와의 협조 아래 리비아 해역에 이탈리아 해군 함정과 인력을 파견, 리비아 해안 경비대의 활동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런 결정이 리비아에 대한 주권 침해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휘하 군대에 리비아 해역에 들어오는 이탈리아 해군 함정에 대한 폭격을 명령, 양측은 한때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은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의 막후 작업으로 매끄럽게 조율됐고, 지난 7월 이래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들어온 난민은 전년의 80%까지 급감했다.

리비아 전문가인 미티아 토알도는 AFP통신에 "이탈리아 정부가 하프타르를 로마로 초청한 것은 현행 난민 정책의 입안자인 민니티 장관과 하프타르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항시 인식해온 정보 기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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