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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SK하이닉스, 도시바에 4조 투자 의결…최태원 일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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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3년 내 의결권 지분 15% 확보…한미일 연합 이견 조율 '마지막 승부수']

머니투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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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투자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한 뒤 총 투자금 4조원, 취득가능지분 15% 등이 담긴 도시바메모리 투자 안건 의결을 공시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서 도시바메모리 투자 관련 안건이 의결된 직후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그동안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박정호 SK텔레콘 사장도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가 주채권단에 이달 말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인수작업에 마지막 힘을 보태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대금은 2조엔(약 20조원)이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해 3시간 이상의 마라톤 회의 끝에 도시바메모리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가 이날 투자 안건을 의결하면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간 본계약도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과 함께 설립할 SPC(특수목적법인)에 총 3950억엔(약 4조원)을 출자한다.

3950억엔 중 2660억엔(약 2조7000억원)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하는 펀드에 대출하고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최종적으로 도시바반도체 지분 15%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으로 전환해 의결권 지분을 확보하는 시기는 3년 안팎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이 참여하는 컨소시엄과 도시바, 호야 등 일본계 기업의 의결권 지분은 각각 49.9%, 40.2%, 9.9%다. 일본계 주주가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는 형태다. 애플, 킹스톤, 시게이트, 델 등은 사채형 우선주 형태로 투자하기로 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선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면서도 의결권이 제한되는 데 따른 실익 등을 두고 깊은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등 경쟁사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막아 향후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과 도시바와의 낸드플래시 기술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도시바의 이사회 결의 발표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본계약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일부 외신에선 반도체 공급 규모 등 핵심사안을 두고 애플과의 의견차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인수전에서 밀린 미국의 웨스턴디지털도 도시바의 매각 결정이 일본 욧카이치공장 공동운영 계약에 위배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전날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지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의 일본 방문은 돌파구를 마련하고 최종 투자를 확정하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일본 출장에서도 직접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일본계 주주가 의결권 지분 과반을 차지하는 구도를 제안, 초반 열세를 뒤집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역전극을 이끌었다.

한편 최 회장은 일본 일정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오는 28일 미국 뉴욕 더플라자에서 열리는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만찬에 참석한다. 이번 방문은 미국의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지난 7월 최 회장에게 '밴플리트상'을 수여한데 대한 답례 성격이다. 만찬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밴플리트 수상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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