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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웜비어 부모 심경고백 "北 테러국가…의도적 고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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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억류 17개월만에 송환 뒤 사망한 美대학생

"완전한 식물인간 상태…사람이 아닌듯한 괴성"

뉴스1

북한에서 미국 송환된 직후 사망한 대학생 웜비어(22)의 부모가 26일(현지시간) CNN '뉴스룸'에서 심겨 ㅇ고백 인터뷰를 했다. (사진=CNN)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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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지난 6월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직후 미국에서 사망한 대학생 고(故) 오토 웜비어(22)의 부모가 심정을 고백했다.

프레드·신디 웜비어 부부는 26일(현지시간) CNN '뉴스룸', 그리고 폭스뉴스 '폭스앤프렌즈' 인터뷰에서 미국으로 송환됐을 당시 아들의 모습을 밝혔다. 그들은 "우리는 북한 정권 테러의 증인"이라며 "북한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자 한다. 오토의 상태에 대한 진실을 말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오토는 지난해 1월 평양 관광을 갔다가 포스터를 훼손한 혐의로 붙잡혀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억류됐다. 북한 정권은 6월 오토가 3월쯤 혼수상태(코마)에 빠졌다며 인도주의 차원에서 그를 석방한다고 밝혔다.

웜비어 부부는 한때 오토의 증상이 호전될 것이란 희망을 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하이오주(州) 공항에서 17개월 만에 아들을 마주한 뒤 희망은 산산조각 났다.

오토의 아버지인 프레드는 "오토가 타고 있던 비행기 계단을 절반쯤 올랐을 때, 크고 으르렁거리는 사람의 것이 아닌듯한 괴성을 들었다"며 "오토는 들것에 묶여 있었다. 그는 격렬하게 움직였고 무시무시한 소리를 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머리카락은 밀려 있었고, 눈동자는 빠르게 움직였다"며 "눈과 귀가 멀어 있었고 튜브로 영양공급을 받고 있었다. 완전한 식물인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마라는 말을 쓴 건 완전히 불공정했다. 오토는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며 "북한은 테러범이다. 김정은 정권은 오토를 체계적으로 고문했고 의도적으로 다치게 했다. 이건 사고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웜비어는 고국에 돌아온 지 엿새만에 사망했다. 부부에 따르면 오토의 몸에는 북한의 주장과 모순되는 상처들이 다수 발견됐다. 양손과 두 다리는 완전히 기형적이었으며, 오른발에는 큰 흉터가 있었다. 치열이 재배열된 듯한 흔적도 있었다.

모친인 신디는 "이게 바로 북한이 아들을 놔준 이유"라며 "그들의 땅에서 오토가 죽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토가 그동안 겪었을 고통을 감안해 부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프레드는 "오토는 가족과 국가, 전 세계로부터 버림받았다"며 "김정은이 결정을 내렸을 때 오토는 고문을 당했고 본질적으로 살해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책임"이라며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여행을 원하는 미국인들을 만류하기도 했다. 신디는 "누구도 그 곳에 가선 안 된다"며 "다른 누군가가 다치거나 납치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이 웜비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문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 고문을 공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웜비어 사망 이후 북한 여행 금지령을 내렸으며, 이달 1일 이를 발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인의 북한 방문은 정부의 특별 승인 없이는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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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州) 와이오밍에서 치러진 웜비어의 장례식장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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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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