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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박삼구, 금호타이어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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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3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내려놓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6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가 제시한 자구 계획의 실효성과 이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현재의 경영 위기를 해결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해 채권단 주도로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또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즉시 퇴진하는 한편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 당시 걸림돌이 됐던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서도 박 회장 측이 영구사용권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채권단은 설명했다.

이로써 박 회장은 경영권은 물론 우선매수권, 상표권까지 포기하며 사실상 모든 것을 채권단에 일임했다.

채권단은 회사의 구조조정 방식 가운데 가장 강도가 낮은 자율 협약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원 규모 국내 채권의 원리금 상환을 유예받고, 신규 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외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돼 해외 채권의 만기 연장 등이 용이하다.

하지만 자율 협약은 은행권 합의만으로 진행될 수 있어 손쉬운 측면이 있지만 강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 경우 강도 높은 '워크아웃'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려면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과 개인·해외 채권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대외 신뢰도도 하락해 기존 채무 연장이 어려워져 회생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금호아시아나 그룹 전체가 자금 경색을 겪자 동반 부실화돼 2010년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14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중국 공장의 부실 등으로 적자에 빠져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에 나섰다. 올해 초 우선 협상 대상자로 중국계 더블스타를 선정했지만 협상이 최종 불발됐고,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 측에 자구안 제출을 요구했다. 자구안이 미흡할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회장 측이 중국 내 금호타이어 공장 매각 등 63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냈지만, 채권단은 공장 인수 주체가 누구인지도 나와 있지 않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재곤 기자(tru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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