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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트럼프, 아프간 대통령에 카타르 도하 소재 '탈레반 사무소' 폐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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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열린 평화회의


폐쇄 여부 최종 결정은 카타르 정부가 할 예정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카타르에 있는 탈레반 사무소를 폐쇄하는데 동의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제안을 받았고, 일부 소식통들은 가니 대통령이 탈레반 사무소 폐쇄에 동의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 사무소는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의 공존 틀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된 협상체인 아프간 고위평화위원회가 지난 2011년 탈레반 측의 연락사무소를 카타르 도하에 설치하기로 하면서 세워진 것이다. 당초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으나 탈레반과의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선 대표부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는 미국측의 주장을 수용, 도하 연락사무소 개설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에 있는 이 사무소가 당초 목표인 평화협정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처음부터 사무소 폐쇄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 사무소가 16년간의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 수 줄이기 등 인도주의적 합의를 끌어내는 통로가 되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014년 5월 아프간 전쟁 최후의 미군 포로인 보 버그달 병장 석방을 위해 탈레반 출신 테러 용의자 5명과 맞교환 할 때도 이 사무소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사무소 폐쇄 요구는 결국 카타르 정부가 최종 결정을 하게 될 전망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사무소는 사우디와 카타르간 갈등이 표면화된 뒤부터 적잖게 피해를 입고 있다. 사우디를 비롯해 바레인, 이집트, UAE는 지난 6월 이후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단절한 상태다. 카타르가 이란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지지하고, 테러 자금을 지원한다는 이유에서다. 카타르는 그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세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의 회담에서 탈레반 사무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국왕이 사무소 폐쇄에 동의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동지역 전문가인 마이클 셈플 영국 퀸스대학교 방문교수는 "도하에 있는 탈레반 정치 사무소를 폐쇄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슬람)강경론자들은 미국이 평화에 무관심하다고 주장하는데 (사무소 폐쇄를) 이용할 것이고, 이는 평화회담에서 벗어나 싸울 수 있는 완벽한 변명거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런 아프간 상황에서 이익을 얻을 사람들은 전쟁도발자들(the war mongers) 밖에 없다"고 말했다.

셈플 교수는 탈레반과의 정치적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지금까지 의미있는 진전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카타르에 탈레반의 정치적 대표단이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lwa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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