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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리용호 "선전포고"에 美 "터무니없어"…말폭탄 소강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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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北美, 충돌 않고자 '톤 다운' 나선 듯"

하지만 대화 가능성은 낮아…도발 가능성 여전

뉴스1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앞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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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미국이 선전포고한 이상 미 전략폭격기가 설사 우리 영공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북한의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이같이 주장한 뒤 귀국길에 오르면서 북미간 '말폭탄' 전쟁의 추이가 주목된다.

최근 북미간 말폭탄 전쟁의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기조연설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표현했다. 또 '완전 파괴'도 언급했다.

이에 리 외무상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직후 "'개가 짖어도 행렬(行列)은 간다'는 말이 있다"고 맞불을 놨다. 특히 김정은은 집권 기간 중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성명을 내기도 했다.

또한 리 외무상은 총회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연설을 들었다. 만일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의 생각을 따라한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반격했고, 미 국방부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북한 동해 국제공역 비행으로 출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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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이러한 가운데 리 외무상이 다시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명백한 '선전포고'로 규정하자, 미국은 이를 즉각 반박하는 모양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적이 없다"며 "솔직히 말해 그러한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응수했고, 미 국방부도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대통령에게 군사적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북한을 재차 압박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현재의 긴장국면을 전환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Δ리 외무상의 기자회견이 우리 시간으로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이뤄진 점 Δ북한 위협의 범위가 미 본토에서 한반도 인근으로 줄어든 점 Δ'누가 더 오래가는가' 언급한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북한은 미국이 선전포고를 했으니까 자위권을 발동한다는 주장이고, 미국은 국제공역에서 전개되는 미 전력에 대한 북한의 군사대응은 불법이라고 얘기했다"며 "북한과 미국이 서로 충돌하지 않기 위해,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봤다.

그렇지만 북한과 미국이 '톤 다운'에 나선 상황이 대화로 쉽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 교수는 "미국은 끝까지 제재를 해서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일단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개발완료한 이후에나 국면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차 연구위원도 "북한이 진전된 무기 대신 단거리 혹은 지대공 미사일 등 전통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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