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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스튜어드십코드 성공 전문가 제언…국민연금 가세땐 기폭제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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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기관투자가 의결권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로 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의 도입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600조원이나 되는 큰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 이로부터 자금운용을 위탁받는 자산운용사들은 코드 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5일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은행의 신탁업 기능이 활성화되면 앞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실행에서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은행계열 지주회사들의 코드 도입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원장은 "홍콩 소재 자산운용사인 오아시스인베스트먼트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결정했고 피델리티인터내셔널과 스테이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등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면서 "외국계 투자기관의 국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생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들은 국민연금이 어떻게 하는지 눈치만 보면서 속도를 덜 내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 공무원연금·사학연금·우정사업본부 등 나머지 연기금, 국민연금으로부터 돈을 받아서 굴리는 자산운용사들도 따라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스튜어드십코드가 활성화될 경우 자칫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스튜어드십코드는 온건한 행동주의로 공격적인 행동주의 헤지펀드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해 현재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고 주가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어차피 따라야 할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뿌리내리는 게 더욱 중요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액티비즘(행동주의)과 스튜어드십코드를 헷갈려 하는데, 스튜어드십코드는 온건하고 기업 친화적인 것이라는 대목에 대해 홍보와 교육이 잘돼야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연금사회주의, 정부의 입김 작용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법은 다소 차이가 났다. 조 원장은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는 모두 위탁운용으로 돌리고 위탁받은 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맡기면 이러한 논란은 해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류 대표는 "의결권 행사를 자율에 맡길 만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궁극적으로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독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의 독립이 당장 쉽지 않은 만큼 의결권 행사 절차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의결권행사위원회의 전문성을 보강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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