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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라크 쿠르드족 독립 주민투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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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앙정부 및 주변국 반대에도 강행

중동에 또 다른 분쟁 불씨

터키와 이란, 군사개입 경고



중동에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뿌릴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지역의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가 25일 강행됐다.

독립 주민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돼, 주민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고 <비비시>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오후 10시(한국 시각 25일 오전 1시)까지 진행되는 이 주민투표의 결과는 압도적 찬성이 예상된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 투표가 위헌이고 평화를 위협한다며 “우리는 이라크 국가의 통일을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조처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 자치정부에게 국경검문소 통제권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이라크 정부는 또 외국에게 쿠르드 지역의 석유를 구매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 수반은 “독립은 쿠르드족의 안정을 보장할 유일한 길이다”며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하지만, 이 주민투표에서 독립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와도, 그 결과는 구속력이 없다. 쿠르드자치정부는 이 주민투표 결과를 놓고 이라크 중앙정부 및 국제사회와 쿠르드족 자치 및 권익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의 쿠르드자치지역은 이라크 국토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이라크 최대 유전 지역인 키르쿠르를 포함하고 있다. 쿠르드자치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뒤 제정된 2005년 헌법에 의해 보장됐다. 이라크를 포함해, 터키·이란·시리아 등지에 퍼져있는 3천만~4천만명에 달하는 쿠르드족은 이라크 내에서 유일하게 자치정부를 획득했다. 이는 이라크의 쿠르드족이 1991년 1차 걸프전 등에서 미군과 협력해 사담 후세인 전 정부와 싸운 대가로 쟁취한 것이다.

터키와 이란은 이라크 쿠르드족 독립이 자국내 쿠르드족의 독립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터키 내에서는 쿠르드노동자당이 터키 내 쿠르드족 독립을 추구하며 수십년 동안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다. 터키 쪽은 쿠르드족이 분리독립에 나설 경우, 군사개입을 경고해왔다. 이란도 독립투표가 강행되면 국경봉쇄 등에 나서겟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만이 유일하게 쿠르드족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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