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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中 창사서 집 사면 3년간 못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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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는 중국 대도시들이 최대 3년 동안 주택 거래를 제한하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시를 비롯해 광시좡쭈자치구 주도 난닝시, 장시성 성도 난창시, 후난성 성도 창사시, 산시성 성도 시안시 등 5개 도시 등이 주택 전매제한 조치를 전면 시행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충칭시와 난닝시, 난창시에서는 신규 주택을 포함해 주택을 취득한 사람이 되팔려면 2년 동안 기다려야 한다. 사실상 한 번 주택을 취득하면 2년 동안 거래를 못하도록 중국 당국이 막은 셈이다.

창사시는 신규 주택은 3년간 전매가 금지되며, 기존 주택 보유자 역시 3년을 기다려야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도록 했다. 시안에서는 집주인이 주택을 팔려면 당국의 특별허가를 얻어야 한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시는 주택을 2채 보유한 사람의 경우 새로 취득한 주택을 5년간 팔지 못하게 하고, 3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최대 8년간 주택 전매를 금지했다.

이들 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것은 다음달 열리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다가오는데도 부동산 시장의 투기 열풍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고 사회 안전성을 해친다는 우려에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내 50여 개 도시의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수요 억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주택 시장 과열 양상이 대도시에 이어 중소규모 도시로 번지자 이번에 주택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까지 내놓게 된 것이다.

특히 난닝시 등 중소규모 도시들이 부동산 규제에 동참한 것은 대도시에서 밀려난 수요가 흘러들면서 집값이 계속 상승하자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통제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중국 부동산 가격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주요 도시 70곳의 신규 주택 가격은 중국 당국의 잇단 고강도 제재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CMP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투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다음달 국경절을 전후로 더욱 강력한 부동산 투기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셰이펑 중국 도시부동산연구원 원장은 "여러 도시들이 일제히 부동산 규제를 강화했다는 것은 새로운 부동산 규제의 물결이 시작됐다는 의미"라며 "이는 중국 당국의 부동산 통제 역량이 줄지 않고 계속 강화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토지 거래 규제와 부동산 보유세 등을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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