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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카카오 고점 주의보…외국인 공매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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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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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전과 카카오뱅크 출범이라는 대형 호재에 힘입어 급등한 카카오 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이달 들어 공매도 잔액이 크게 늘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카카오 주가 전망을 두고 긍정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이 엇갈렸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22일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3500원(2.46%) 하락한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52주 신고가(14만4500원)를 기록한 뒤 이틀째 약세다.

개인과 기관의 매수에도 외국인이 이틀 동안 78억원어치 카카오 주식을 순매도했다. 카카오 주가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하자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는 외국인투자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카카오의 공매도 잔액은 4153억원에 달한다. 공매도를 위해 대기 중인 주식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지난 20일 기준 삼성전자(2708억원), 네이버(990억원), SK하이닉스(686억원) 등 정보기술 시가총액 상위주에 비해서도 많다. 지난 8월까지 2000억원대를 유지해온 카카오의 공매도 잔액이 이달 들어 급증했기 때문이다. 잔액 대량 보유자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과 8월 각각 카카오 주식 245억원, 299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이 이달 들어 990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초 7만6700원이었던 카카오 주가는 코스피 이전 상장 계획을 발표하며 1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 지난 7월 이전 상장을 마친 카카오는 같은 달 카카오뱅크 출범을 발표했다. 기존 은행 생태계를 바꿀 것으로 평가되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주가는 연일 상승세였다.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코스피200지수에도 편입됐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14만원을 돌파하는 등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 79.87%를 기록했다. 시총 기준 코스피 35위로 10조원을 눈앞에 둔 상태다. 그러자 호재 반영이 완료된 주가가 고점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불안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카카오 주가는 증권사에서 내놓은 목표 주가도 추월했다. 그러자 각 사도 목표 주가를 따라서 올릴지를 고민하고 있다. 26개 증권사에서 최근 3개월 동안 내놓은 목표 주가 평균은 13만8542원으로 지난 22일 종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목표 주가를 20만원으로 올린 대신증권처럼 일부 리서치센터는 추가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카카오의 금융 부문 가치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면서 "과거 네이버 주가를 올린 메신저 라인과 비교해 카카오뱅크의 가치는 더 크다"고 전망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실적 전망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입장이다. 목표주가 10만원을 유지하고 있는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하반기 비용 증가로 이익 개선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카카오의 PER는 60.7배에 달한다. 라이벌 네이버(24.6배)는 물론 동일 업종 평균인 44.5배보다도 훨씬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1분기에 영업이익으로 383억원을, 2분기에 446억원을 벌어들인 카카오가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으로 각각 436억원과 5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전년보다 53.3% 늘겠지만 현 주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신작 게임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드라이버 등 서비스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 규모가 늘고 있어 이익 급증을 기대하기 힘들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주요 서비스가 본격적인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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