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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발전설비 쑥쑥 느는데 송전설비 증가는 '거북이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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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 지속시 송전 제약 우려…열병합발전 활용 등이 대안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난 10년간 국내 발전설비 용량은 크게 늘었지만 송전설비 증가율은 이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원전이나 석탄발전처럼 먼 거리로 전기를 보내야 하는 발전소의 경우 송전제약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국내 발전설비용량은 2006년 66GW에서 지난해 106GW로 61.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송전에 필요한 회선 길이는 2만9천276c-㎞(서킷 킬로미터)에서 3만3천635c-㎞로 16.6% 늘어나는 데 그쳤다.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봐도 발전설비는 4.9%, 회선길이는 1.5%로 차이가 컸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발전설비는 연료 수입, 냉각수 활용 등을 위해 해안가에 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전력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쓰이고 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충남은 전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25.5%를 맡고 있지만 소비 비중은 9.9%에 그치고 있다. 반면 수도권의 경우 전력 생산량은 전체의 10.4%에 불과하지만 소비 비중은 31.6%에 달한다.

전력 주생산 지역과 다소비 지역 간 거리가 이처럼 상당하기 때문에 발전설비 증가에 맞춰 송전설비도 꾸준히 갖춰져야 한다. 장거리 송전망 구축에는 1㎞ 건설에 약 120억원이 투입되고 10㎞ 건설에는 1년 가량이 필요하다.

다만, 송전설비는 주민 반발 등으로 지난 10년간 계획대로 증설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충남 당진전력생산단지의 경우 신규 설립될 발전소의 전력 수송을 위해 당진-북당진 345kV, 당진-신송산 345kV 건설이 계획됐으나 답보상태다. 신한울, 북평화력 등 영동권 신규 원전과 석탄화력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이송하기 위해 2021년까지 신울진-신경기 간 765kV 고압 송전선로도 건설해야 하지만 역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주민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송전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나 송전탑 축소가 가능한 HVDC(초고압직류송전)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건설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송전선로가 부족해지면 발전단지의 설비용량을 제한하거나 발전량을 줄이는 등 송전제약이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태안전력생산단지는 현재 출력을 제한하고 있다. 태안 9호기(1GW)와 10호기(1GW)가 지난해 10월과 지난 6월 각각 완공됐지만 기존 1~8호기가 송전선로 허가용량인 4GW를 이미 다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전력생산단지도 지난해 당진 9호기(1GW)와 10호기(1GW)가 운전을 시작했지만 비슷한 사정으로 인해 100% 출력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발전업계는 장거리 송전망 건설이 필요 없는 열병합발전소나 소규모 태양광 등 분산형(分散型) 전원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수요지 인근에 건설할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 송전 때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쓰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친환경 전원으로도 꼽힌다.

소규모 태양광 역시 전력 소비지 인근에 자리 잡기 때문에 장거리 고압 송전선로를 건설할 필요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만 늘리는데 치중할 게 아니라 실제로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송배전 등을 포함한 종합적 에너지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며 "송전편익과 환경편익이 있는 소규모 태양광, 열병합발전 등 분산형 전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표] 국내 발전설비 및 회선길이 증가 추이(자료: 2016 한국전력통계)

 ┌───────┬──────┬─────┬─────┬─────┬────┐ │     구분     │    2006    │   2011   │   2016   │  증감율  │   CAGR │ │              │            │          │          │  (06’년 │  (’06-│ │              │            │          │          │대비16년) │ ’16)  │ │              │            │          │          │          │        │ ├───────┼──────┼─────┼─────┼─────┼────┤ │발전설비 (kW) │  65,514,242│79,341,867│105,865,55│       62%│    4.9%│ │(1)           │            │          │         7│          │        │ ├───────┼──────┼─────┼─────┼─────┼────┤ │회선길이 (c-m)│  28,548,486│30,766,682│33,276,636│       17%│    1.5%│ │ (2)          │            │          │          │          │        │ ├───────┼──────┼─────┼─────┼─────┼────┤ │         765kV│     754,674│   834,602│ 1,015,722│       35%│    3.0%│ ├───────┼──────┼─────┼─────┼─────┼────┤ │         345kV│   8,279,073│ 8,652,503│ 9,673,260│       17%│    1.6%│ ├───────┼──────┼─────┼─────┼─────┼────┤ │         154kV│  19,514,739│21,279,577│22,587,654│       16%│    1.5%│ │              │            │          │          │          │        │ └───────┴──────┴─────┴─────┴─────┴────┘ 


연합뉴스

당진화력발전소 9호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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