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뜨거운 IPO시장 이끄는 NH, 밀리는 한투…연말 반전 없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NH證, 넷마블게임즈 힘입어 올해만 2.9조 대표 주관

한투證, 공모가 고평가 논란…펄어비스 등 청약 미달

연말 IPO 대목 주목…미래에셋대우·KB證 등도 박차

이데일리

[이데일리 신상건 이명철 기자] 증시 호황에 힘입어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시장 열기가 뜨겁다. 활발한 기업금융 사업을 벌이는 대형 증권사간 경쟁도 흥미롭다. 전통 강자인 NH투자증권은 넷마블게임즈(251270) 상장 주관을 계기로 독주하고 다른 곳들이 뒤쫓는 양상이다. 작년 공모금액 1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눈에 띌만한 대기업 상장이나 공모 흥행이 없어 약간 뒤처진 모습이다. 연말 IPO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만큼 남은 기간 이들의 상장 주관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년만에 뒤바뀐 주관실적…NH證 1위 순항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은 올해 총 9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며 공모금액(대표주관 기준) 1위(약 2조9100억원)에 올라있는 상태다. 미래에셋대우(6개·1조2100억원), 삼성증권(1개·1조1100억원), 신한금융투자(4개·5900억원), KB증권(2개·4400억원) 등 다른 증권사보다 상장 주관 건수와 금액 모두 월등하게 높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 IPO였던 넷마블게임즈(2조6600억원) 상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덴티움(145720) 코미코(183300) 하나머티리얼즈(166090) 등은 수요예측과 청약이 호조를 보이며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하기도 했다. 그동안 다수 IPO를 주관하며 쌓아온 트랙 레코드와 관리 능력, 맨파워가 시너지를 내 공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이한 점은 작년 3조7000억원 가량으로 1위에 올랐던 한국투자증권의 부진이다. 현재 상장주관 건수는 9개로 NH투자증권과 함께 가장 많지만 공모금액은 3900억원에 그친다. 공동 주관에도 참여해 실제 금액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만큼 ‘대어’급 상장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기업에 대한 높은 공모가 측정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기업가치와 연관 있는 공모가는 수수료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기업과 주관사에게 윈-윈 구조다. 다만 높은 공모가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가 청약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펄어비스(263750)는 이달 5~6일 청약에서 0.43대 1의 경쟁률로 미달, 청약 증거금 78억8980만원이 모이는 데 그쳤다. 최근 모바일 게임업체가 상장 후 적자를 보는 경우가 많아 투자심리도 약화됐지만 공모가가 희망밴드(8만~10만3000원) 최상단에서 결정된 것도 부담이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반면 공모가가 최상단에 확정돼 인수수수료는 1.7%에서 3%로 올라 55억6200만원을 받았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지누스의 경우 다른 대형 증권사와 달리 한국투자증권에는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지 않았다”며 “한국투자증권이 높은 공모가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기업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예심만 22개…티슈진·진에어 등 주목

기업가치를 후하게 평가해 공모가를 높여 비싼 인수수수료를 받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측 견해다. 이 증권사 IPO 담당자는 “청약이 미달되고 상장 후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곳도 있는 반면 펄어비스는 상장 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공모가가 결코 비싸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IPO가 많았던 작년에 비해 공모총액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업계 최다 수준의 상장 주관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IPO가 쏠리는 공모시장 특성상 아직 업계 판도를 가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거래소 조사를 보면 현재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고 IPO 절차를 기다리는 곳만 22개(스팩합병 제외)에 달한다. 막판 결과에 따라 얼마든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중에는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그룹 계열 티슈진과 CJ E&M(130960)의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대한항공(003490)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등 관심이 가는 기업들도 포함됐다. 상장을 주선한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5곳으로 가장 많고 KB증권,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4곳, 3곳씩을 맡고 있다.

다만 연말에는 기관투자가의 투자 일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드는데다 공급 과잉에 따른 저평가 등의 영향이 있는 만큼 상장 주관사의 업무능력 뿐 아니라 각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 성장성 또한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연말 IPO 시장은 기관이 보수적으로 보는 계열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다”고 전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