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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천천히 가면 물렁·빨리가면 단단, 스마트 과속방지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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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해진 속도를 지켜 천천히 움직이는 차량에는 물렁해지고, 과속하는 차량에는 단단해지는 '스마트 과속방지턱'이 개발됐다.

23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주간기술동향에서 스페인의 '바덴노바(Badennova)'라는 지능형 과속방지턱을 소개했다.

사고가 빈번한 지역이나 학교 주변 등에는 자동차의 주행 속도를 줄이기 위해 과속 방지턱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과속 방지턱이 별로 높지 않은 경우, 운전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과속으로 지나가는 차가 많다.

반대로 턱이 높은 경우는 속도를 많이 낮춰도 통과 차량에 과도한 충격을 주고 탑승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문제가 있다.

바덴노바는 이 문제해결을 위해, 정해진 속도 이하로 통과할 경우에는 턱이 액체처럼 변해 충격을 흡수해 주고, 반대로 정해진 속도 이상을 넘을 경우에는 딱딱하게 굳어 차량에 충격을 가게 하는 신개념 과속 방지턱을 개발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턱을 아스팔트 콘크리트가 아닌 '비뉴턴 유체(Non-Newton Fluid)'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비뉴턴 유체란, 재료에 작용하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전단응력 (shearing stress)과 변형 속도 사이가 비례 관계에 있지 않은 유체를 말한다.

적정 속도로 달리는 경우 범프속의 유체는 그대로 타이어의 좌우로 흘러버리기 때문에 마치 물풍선 위를 넘는 것과 같이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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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뉴턴 유체를 이용한 과속방지턱. 기준 속도 이하일 때(사진 왼쪽)와 기준 속도 이상일 때의 비교. 오른쪽 사진의 방지턱이 확연히 높고 단단해보인다. <사진=Baden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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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소개 동영상을 보면 비뉴턴 유체에 천천히 손가락을 넣으면 손가락이 유체에 잠기지만, 주먹으로 빠르게 내려치면 주먹이 유체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이미 지난 2010 년에 스페인의 한 마을에서 실제로 적용된 바가 있는데, 스페인어로 '바덴'은 '과속방지턱'을 뜻하며, '노바'는 새롭다는 의미다.

한편 한국은 세계적인 교통사고 대국이다. 국제교통포럼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12명으로 세계 5위다. 서울의 경우 인적 재난 사고 1위가 교통사고일 만큼 경제수준에 비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큰 나라에 속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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