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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문재인 대통령 ‘개탄스럽다’ 발언에… 트럼프 “대단히 감사” 반색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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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때 클린턴 역풍 맞은 표현

트럼프 “나에겐 행운의 단어” 반겨… “문재인 대통령에 부탁 안했다” 농담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선 문 대통령이 언급한 ‘개탄스럽다(deplorable)’는 표현이 단연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북한 김정은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대단히 개탄스럽고, 또 우리를 격분시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을 통해 ‘개탄스럽다’는 표현을 ‘deplorable’로 전해 들었고 이에 “대단히 감사하다. ‘deplorab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이 단어가 지난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 당시 맞대결을 펼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한 집회에서 백인 노동자층 등 트럼프 지지자들을 가리켜 ‘개탄스러운 집단(basket of deplorable)’이라고 말했다. 이 표현은 트럼프의 거친 막말에 지지 여부를 고민하던 백인 보수층들이 다시 결집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자 나중에 사과하기도 했다. 클린턴은 최근 펴낸 대선 회고록에서 “당시 그 발언은 트럼프에게 큰 정치적 선물을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deplorable’은 내가 매우 관심이 많은 단어다. 그 단어는 나와 수많은 지지자들에게 매우 행운의 단어였다”고 말한 뒤 “그렇다고 내가 문 대통령에게 그 단어를 써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해 회담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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