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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성추행 혐의’ 김준기 동부 회장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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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 상습 추행 알려진 지 이틀 만에…두달째 해외 체류 중

경향신문

여성 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73·사진)이 21일 전격 사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특히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후임으로는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근영 동부화재 고문(80)이 선임됐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이 신임 회장이 김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할 것”이라며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회장 비서로 일했던 30대 여성 ㄱ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김 회장을 고소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고소장에는 김 회장이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약 6개월간 강제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ㄱ씨는 또 허벅지, 허리 등을 접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측은 신체 접촉은 인정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 측은 “ㄱ씨가 김 회장의 신체 접촉을 유도해 동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제시하며 100억원을 요구했다”며 “조건을 수용하지 못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후임 회장이 선임되긴 했지만 50여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김 회장의 급작스러운 사임으로 동부그룹은 당분간 경영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장남인 김 회장은 1969년 고려대 재학 중 미륭건설을 창업해 건설업에 뛰어든 뒤 금융, 보험, 석유화학, 전자 등으로 업종을 확장했다. 최근엔 그룹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내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그룹 이름을 바꾸는 등 재기를 모색 중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말 출국해 현재 외국에 체류하고 있으며 경찰 소환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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