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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기아차 통상임금 여파로 잔업 전면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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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패소 여파로 잔업 전면중단을 결정했다. 특근도 최소화하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중국 사드 보복과 미국 경쟁심화에 따른 실적악화와 통상임금 패소로 인한 충당금 확대 등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돼 생산시간 단축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기아차는 오는 25일부터 잔업 올스톱을 선언했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중단한 특근도 앞으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검토키로 하는 등 생산물량 조절에 돌입한다. 표면적 이유는 장시간 근로자 건강 확보 및 정부의 장시간 근로 해소 정책부응, 교대제 개편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다. 하지만, 사드여파 판매부진에 설상가상으로 통상임금 패소 후폭풍까지 덮치는 등 사면초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판매량이 곤두박질치고, 인건비 부담은 늘어나 생산량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개선해보자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 있는 셈이다.

기아차는 지난 2013년 1·2조 주야 10시간씩(10+10) 2교대에서 심야근로시간을 줄인 8+9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바꿨다. 올해부터는 8+8 근무제에 1조 10분, 2조 20분 등 총 30분 잔업을 추가해 운영해왔다. 잔업 중단으로 1년간 약 4만1000대의 생산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아차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연간 132만대에서 3%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기아차는 올해 3월 이후 본격화된 사드여파와 업체간 경쟁 심화로 판매하락과 재고증가가 이어졌다. 올해 7월까지 기아차 중국 누적판매는 17만2674대로 전년대비 52%나 급감했다. 사드 여파가 집중된 2·4분기에는 전녀동기대비 64% 감소한 5만2438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빅2시장인 미국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매 감소,수익성 하락,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삼중고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여기에다가 통상임금 패소가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30일 통상임금 1심 패소로 기아차는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 충당금을 쌓게 돼 3·4분기에 영업적자가 불가피해졌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44%나 줄어든 상황에서 3·4분기에는 적자가 예상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충당금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 최종심 결과에 따라 과거분을 소급해서 지급해야하고, 특근, 잔업 등은 통상임금에 포함돼 인건비가 크게 높아져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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