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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유해화학물질 피렌 분해하는 세균 균주 2가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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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과 중앙대 차창준 교수팀

2015년 채취한 한강 하구 퇴적토에서 분리

액체 배지에서 6일간 피렌 96~98% 분해

유전체 분석에서 분해 유전자 보유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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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 분해 세균인 PYR10 균주를 고체 배지에 배양한 모습.화살표로 표시한 것은 것은 세균이 자라면서 피렌을 분해해 콜로니 주변 배지가 투명해진 것을 나타낸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간과 신장에 해를 끼치는 유독물질인 피렌(pyrene)을 빠르게 분해하는 세균이 한강 하구 퇴적토에서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중앙대 시스템생명공학과 차창준 교수팀과 함께 유해 화학물질인 피렌을 분해하는 세균 2종을 발굴, 최근 유전자 분석까지 마쳤다고 20일 밝혔다.

이 세균은 2015년 한강 하구에서 채취한 퇴적물 시료에서 발굴됐다.

발굴된 세균 가운데 하나는 마이코박테리움 길범(Mycobacterium gilvum)이라는 종(種)으로 연구팀은 이 균주에 PYR10이란 이름을 붙였다.

다른 하나는 마이코박테리움 팔렌스(Mycobacterium pallens)라는 종(種)이며, 균주 이름은 PYR1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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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 분해세균인 PYR10(마이코박테리움 길범)의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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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 분해세균인 PYR15(마이코박테리움 팔렌스)의 투과전자현미경 사진[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은 이들 세균에게 피렌만을 먹이로 주고 액체배지에서 6일 동안 배양했다.

그 결과 PYR10은 L당 100㎎ 농도로 넣어준 피렌을 98%, PYR15는 96% 분해했다.

특히 이들 균주는 유해한 피렌을 부분적으로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무해한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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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 분해세균을 이용한 분해 실험. 피렌 100 ppm 농도의 액체배지에서 6일 동안 실험., [자료 국랩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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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또 유전체(genome) 분석을 통해 이들 균주가 실제로 피렌 분해와 관련된 유전자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립생물자원관 미생물자원과 관계자는 "이들 균주가 한강 하구 퇴적토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미생물 다양성이 높은 한강 하구 퇴적토가 피렌 등 난분해성 오염물질에 대한 자정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번에 발굴된 균주를 이용해 환경 정화 공정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렌은 4개의 벤젠 고리로 이루어진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PAH)로 흰색 고체로 존재한다.

콜타르에 들어있는 성분이기도 하며, 탄화수소의 불완전연소를 통해 생성되기도 한다.

염료나 살충제, 의약품의 중간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피렌은 자연계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물질이다. 잔류성이 높고, 한번 체내에 들어오면 잘 배출되지 않아 생태계 먹이사슬을 따라 높은 단계로 올라갈수록 생물체 내에서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생물농축성을 지니고 있다.

피렌은 동물실험에서 간 독성과 신장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량 섭취할 경우 사람도 사망할 수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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