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피렌' 미생물 분해 세균 2종, 한강에서 발견

콜타르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발암물질 ‘피렌(pyrene)’을 분해하는 세균 2종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로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세균을 친환경적 오염정화 기술에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과 차장준 중앙대 교수팀은 2015년 채취한 한강하구 퇴적층 시료에서 마이코박테리움 길범 피와이알텐(Mycobacterium gilvum PYR10)과 마이코박테리움 팔렌스 피와이알피프틴(Mycobacterium pallens PYR15) 등 세균 2종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세균들에게 피렌만을 먹이로 주고 6일간 배양 실험한 결과, 96~98% 수준으로 피렌을 제거한 것을 확인했다. 또 두 세균이 난분해성 독성물질 피렌을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시키는 것도 밝혀냈다.

피렌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중 하나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대표적인 난분해성 물질이다. 석탄, 석유, 원유 등 화석연료나 담배, 음식을 태울 때 발생하는 등 잔류성·생물농축성·독성물질로 분류된다. 장시간 노출되는 사람일 수 록 폐암, 피부암, 방광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원관 관계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화학적 방법으로 정화하면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다른 형태의 유해한 방향족탄화수소로 전환되지만, 미생물을 쓰면 무해한 물질로 분해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난분해성 물질인 피렌을 미생물을 통해 분해한 것은 친환경적 환경정화 공정 개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세균 2종이 한강하구 퇴적층에서 발견된 만큼 미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한강하구 퇴적층이 피렌 등의 난분해성 오염물질에 대한 자정능력이 있음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자생 생물자원을 발견하고 잠재적인 가치를 밝혀내는 일이 국립생물자원관의 가장 큰 임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친환경적 오염정화 기술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