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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무소불위 공수처?…곳곳서 염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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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권고안을 내놓자 정치권에서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도 권한 집중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날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공수처 권고안을 두고 "푸들로도 충분한데 맹견까지 풀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 법안을 보니 아예 대통령이 사정으로 공포정치를 하려고 작심한 것 같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공수처 신설에 비판적이다. 앞서 지난 대선 때 특별감찰관제도에서 감찰 대상을 확대하고, 대통령에게 감찰 결과만 보고하게 하는 내용의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권고안에 대해 "공수처에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해 또 다른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공수처는 수사·기소권을 갖고 있고 수사관을 합치면 120명이 넘는 거대 조직"이라며 "국회에 계류된 공수처 법안에 비해 수사 인원이 2~6배 많고 검찰·경찰의 수사와 겹치면 공수처가 우선해 수사권을 갖게 했다. 수사 중인 사건도 공수처가 가져가도록 해 (공수처에) 힘이 쏠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으로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공수처장 추천위 자체가 대통령 의중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됐다"며 "검찰의 인사권이 독립되지 못해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를 제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 권한대행은 "공수처장은 여야 합의로 추천한다든지, 공수처장은 본회의 인준을 받게 하는 등의 장치가 도입되지 않았다"며 "지금 검찰보다 훨씬 더 대통령에게 복종하는 기관이 될 수 있다. 독립성을 지키도록 하는 장치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공수처 설치의 실익이 별로 없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옥상옥 기관이 하나 늘어나는 결과로 귀결될 뿐, 들이는 공에 비해 소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 검사의 절반을 비검찰 출신으로 뽑는다는 방침으로 인해 수사 담당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특별수사 전문 검사는 검찰 내에서도 상당한 경력을 쌓아야 가능한데, 검찰 외부에서 사실상 이런 인력을 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결국 가장 큰 수혜자는 기존 특수통 검사들이 될 수밖에 없다"며 "특수통은 검찰 내에서도 요직이라 1~2년 순환보직이 기본인데 공수처에서는 6년이니 공수처를 희망하는 특수통 검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여러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내부에서는 아직 뚜렷한 반발 기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수처 도입이 국회 입법 사안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김태준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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