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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두번째 ‘한국판 블프’… 소비자 지갑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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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2017 코리아세일페스타’

세계일보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침체된 내수를 살릴 수 있을까. ‘2017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소비 진작, 중소기업·전통시장과의 상생이라는 행사 취지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2회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대규모 할인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대폭 강화한다. 16개 백화점 내에 중소기업 제품 특별 판매전을 마련하고 대형 유통업체별로 자율적인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식이다. 광화문광장에는 사회적기업 및 청년몰 홍보관을 마련해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산업부는 “집객 효과가 높은 백화점에서 특별판매전을 실시해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 및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기업과 창업 우수사례인 청년몰 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산업부는 행사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 참여업체 수를 지난해(341개사)보다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가전, 의류·패션, 화장품, 생활용품 등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할인품목과 할인율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18일 기준 참여 확정 업체는 273곳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산업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할인율을 결정하느라 막판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급증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의 할인 및 중소기업 제품 판매 촉진을 정부가 주도하는 것은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대규모 세일행사를 정착시킨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정부가 임의로 기간을 지정한 데다 중소기업 제품도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아닌 일시적인 판로 확대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기업들은 이미 각자 타이밍에 맞춰 연중 세일 및 재고떨이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아무리 유도해도 자발적인 의지 없이는 결국 알짜상품은 빼버리는 등 흉내내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제품 판매 촉진에 대해서도 “상생 차원에서 이들 제품을 사라고 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마케팅이 안 되면 그걸 도와주고 생산 관련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인프라 부분을 돕는 식으로 경쟁력 강화 측면에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체들 역시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한 큰 기대는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현재 추석이라는 메인 이벤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행사에 대해서도 “특별히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정도의 성과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국가적으로 소비 진작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파급력 면에서의 실효성 등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는 반응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북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 등의 여파로 주요 고객이 될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한 상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776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도 지갑을 열 것인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지난해 행사기간 쇼핑에 나섰던 주부 송모씨는 “작년에는 기대했다가 좀 실망했는데 올해는 업체들도 많이 참여하고 진짜 할인이라고 할 만한 제대로 된 상품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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