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휴업' 정부-사립유치원 대치…"엄정 대응" vs "소송 불사"

[교육부, 오후 5시 '사립유치원 불법 임시 휴업' 관련 브리핑 예정]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18일과 25~29일 두 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와 한유총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사립유치원 휴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휴업 강행 땐 엄정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유총은 휴업 강행 의지를 내비치며 정부가 정원·학급 감축과 유아모집 정지 등의 조치를 내리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날 오후 5시 '한유총 불법 임시 휴업 관련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17개 시도교육감 모임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4일 "사립유치원의 집단 휴업은 명백한 불법이며 어떤 정당성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입장문을 내고 집단 휴업 철회를 요구했다. 정부는 또 학부모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공립유치원과 초등돌봄교실 등을 개방해 임시로 아이들을 돌봐주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한유총은 "휴업은 사립유치원의 '마지막 카드'"라며 현재까지 집단 휴업 강행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사립유치원(4245곳) 가운데 휴업참여 의사를 밝힌 유치원은 2500곳(58%)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의 경우 사립유치원 671곳 가운데 휴업 의사를 밝힌 곳은 32곳, 참여하지 않는 곳은 218곳이다. 421곳은 휴업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유치원의 집단 휴업에 대해 여론은 싸늘하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휴업을 철회하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으며 약 1만명이 지지를 받았다. 사립유치원 내부에서도 휴업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유총과 함께 사립유치원단체 가운데 하나인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련)는 "휴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체 사립유치원 가운데 한유총 소속은 3500여 곳, 전사련 소속은 1200여 곳이다. 이 가운데 500여 곳은 두 단체에 모두 가입돼 있다.

일각에선 정부와 한유총이 막판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집단 휴업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한유총은 정부가 사립유치원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휴업 강행에 대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한유총은 사립유지원의 재정 지원과 함께 오는 2022년까지 국공립유치원을 40%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세종=문영재 기자 jw0404s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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