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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업총수 또 대거 부른다.. '기업인 국감'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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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회 정무위 증인요청 준비..멤버십포인트·공시위반 등이 총수 호출사유?]

머니투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15.9.17/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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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행정부의 국정운영을 감사하는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이번에도 대대적인 기업인 증인 요청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예상된다. 다시 기업 군기잡기 국감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각 의원실에서는 각기 요청할 증인 명단을 정리 중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 재벌 총수를 포함한 다수의 기업인 증인이 언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야당 한 의원실의 증인 명단 초안을 보면 약 60여명의 총수 등 기업인이 요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초안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에 대해서는 불법영업 강매와 소비자 분쟁 현황, 일감 몰아주기, 오너일가 지분변동 등 다양한 지적사항을 붙였다. 조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 사장에 대한 출석 요청 사유는 일감 몰아주기다.

특히 구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최 회장 등에 대해서는 멤버십 포인트 비용부담 문제를 지적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윤석금 웅진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에 대해서는 공시위반을 이유로 출석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포인트 관리문제, 공시문제를 각 그룹 총수를 대상으로 추궁하겠다는 거다.

국회 정무위는 아직 증인 협의를 공식적으로 진행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간사실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아직 증인 명단이 취합된 적 없으며 정무위 소속 의원실 중 한 곳에서 만든 초안이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여야 증인 협의 과정에서 명단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회의 대대적인 기업인 출석 요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7대 국회에서는 연평균 52명의 기업인을 증인으로 불렀다. 18대때 77명이었던 기업인 증인은 19대때는 124명으로 대폭 늘었다. 20대 들어서는 지난해 첫 국감에서 기업인 증인은 150명이었다.

특히 2015년 '형제의난'과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감에 출석한 이후에는 대기업 총수일가도 국감 단골손님이 됐다. 지난해는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정 회장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출석했다.

이에 따라 국회의 기업인 출석 요구에 대해 논란도 지속돼 왔다. 고령이 적잖은 재벌 총수들을 대거 출석시키고, 불과 몇분의 질의를 위해 국감 내내 대기시키는 관행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는 대기대로 하고 입도 한 번 떼지 못하고 돌아가는 기업인도 부지기수다. 재벌 총수들에 대한 증인신청이 '불러다 망신주기'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행정부 감사 과정에서 기업 총수들에게 이뤄지는 질문 중 상당 부분이 기업 기밀에 해당해 제대로 답변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성실한 답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답이 어려운 부분도 많다. 국감의 실효성과는 별개로 정치권이 기업의 군기잡기를 위해 총수들을 대거 호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이번 국감의 기업인 호출 이유를 놓고도 국회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선이 적잖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국감에서 당연히 추궁해야 하지만 모든 실무를 알 수 없는 총수들을 불러 지엽적인 문제를 지적하려한다면 국감이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거다.

국회 한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을 부르겠다는 한진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이슈는 사실상 끝난 상황이고 기타 공시위반 건으로 CEO들을 국회로 부른다는 것도 이례적"이라며 "특히 이마트24의 경우는 편의점 업계 꼴찌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상권 침해를 이유로 GS나 CU가 아닌 이마트의 이명희 신세계 회장을 부른다는것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국회 관계자는 "간사단 협의도 되지 않은 증인명단을 개별 의원실이 외부로 유출시킨 것은 국회의 상식에서 어긋난 일"이라며 "아마도 해당 기업들에게 '우리가 호출을 준비 중이니 미리 손을쓰라'는 뉘앙스가 깔린 것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개선돼야 할 국회의 갑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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