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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득주도성장은 단기 처방, 성장 핵심은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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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론은 그 효과와 한계를 다시 한번 냉철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넉 달 동안 숨 가쁘게 밀어붙인 정책들이 과연 새로운 성장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인지 되짚어 보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은 소비성향이 높은 계층의 임금을 올려주면 소비가 늘고 그에 따라 생산과 투자, 일자리가 늘어나며 이는 다시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선순환의 논리적·실증적 연결고리는 허약해 보인다. 예컨대 올해처럼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면 가뜩이나 힘겨운 자영업자들은 사람을 덜 쓰거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인건비 증가로 경쟁력이 떨어진 중소기업은 쓰러지고 대기업들은 자동화 설비를 늘리거나 공장을 해외로 돌릴 것이다. 일부 계층의 소비 수요가 늘더라도 중국산 수입품이 더 팔린다면 국내 투자와 일자리 증대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것이다. 결국 분배 구조를 바꾸려는 정부의 개입이 소비, 투자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효과는 미미하거나 되레 소비와 투자, 일자리를 죽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수출과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이 한계를 보이는 만큼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전략은 중요하다. 지금처럼 수요가 미약할 때는 정부가 나서서 소비와 투자의 마중물을 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소득주도성장은 기껏해야 일시적인 수요 진작 효과를 낼 수 있는 단기 처방일 뿐이다. 세금을 더 걷고 정부 씀씀이를 늘려 수요를 메우는 정책은 오래갈 수 없다. 공급 부문의 구조개혁 없이 무리한 임금 인상과 정규직 전환,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와 같은 정책들을 밀어붙이면 많은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에 가장 중요한 건 혁신이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서 나가기 위해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혁신을 일으키지 못하면 지금 같은 구조적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아직 협상 테이블에 제대로 올리지도 못한 노동개혁과 여전히 듣기 좋은 수사에 그치고 있는 규제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혁신성장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론의 허실을 냉철하게 꿰뚫어보고 믿을 수 있는 혁신성장의 방도를 하루속히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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