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완치에도 폐섬유화 후유증, 병원 못 떠나
산소통으로 호흡 연명, 가족도 메르스 감염 겪어
최근 상태 악화돼 중환자실로...13일 새벽 눈 감아
39번째 메르스 사망자, 대통령 명의 조화 보내기로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던 '메르스 환자' 이모씨의 뒷모습. 폐 기능 저하로 호흡이 어려워 산소통을 옆에 두고 있다. 이씨는 투병 2년여 만인 13일 새벽 숨을 거뒀다. 이에스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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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메르스 감염에 따른 최장기 입원 환자다. 2015년 6월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다른 환자들이 속속 병원을 나섰지만, 그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메르스는 완치됐지만 폐섬유화·심부전증 등 각종 후유증을 얻었기 때문이다. 확진 뒤 중환자실에서 3개월 넘게 치료를 받으면서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폐섬유화가 찾아왔고, 폐 기능 저하와 몸무게 감소도 나타났다. 부인 김모(67)씨는 "'위독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고 했다.
메르스가 확산됐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메르스 사태 이후 면회객 제한 등이 이뤄졌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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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상통화로 손자 얼굴 보는 낙에 버티고 있다"고 했다. 15kg이 넘는 산소통을 끌고 다니며 호흡하는 상황에서도 삶의 의지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13일 새벽 결국 눈을 감았다. 사인은 신부전증 등으로 인한 장기 손상으로 알려졌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의 초동 대응 미비로 평택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 등에서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 때문에 총 186명의 감염자가 나왔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이씨는 메르스에 따른 39번째 희생자가 됐다. 이씨의 딸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버지가 마지막에 너무 아프게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조의도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이씨 빈소에 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조화를 보냈다"고 밝혔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 발인은 15일 오전 6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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