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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배넌 “트럼프의 코미 해임은 현대 정치 사상 최악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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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을 ‘현대 정치사상 최대의 실수’라고 평가했다. 배넌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CBS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코미 전 국장 해임을 ‘정치사상 최악의 실수’라고 표현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건 나로서도 좀 과도한 표현이다. ‘현대 정치사상 최악의 실수’라고 하자”라고 답했다.

배넌은 자신이 코미 전 국장의 해임에 강력하게 반대했다는 당시 언론 보도를 인정했으며 “워싱턴은 개인이 아니라 제도의 도시다. FBI의 제도적 논리, 특히 수사와 관련된 것은 수장 교체로 바뀔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넌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하지 않았다면 그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설을 둘러싼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의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미 해임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관여했냐는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이나 특검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배넌은 뮬러 특검의 수사가 러시아 스캔들을 유죄로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진 못할 것이라며 “러시아 수사는 시간 낭비”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코미를 전격 해임했다. 코미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FBI를 효율적으로 지휘할 수 없다는 것을 구실로 삼았다. 그러나 해임 후에는 FBI가 진행 중인 러시아 내통설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코미를 경질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그가 녹음테이프설을 흘리는 등 러시아 연루설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코미를 압박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러시아 스캔들이 확산하자 법무부는 해당 의혹을 파헤칠 특검을 임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표적으로 ‘마녀 사냥’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배넌은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백악관에 입성했지만 지난달 진보 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반하는 의견을 내놨다가 해임됐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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