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이슈탐색] 노란리본에 '자살예방'의 의미가 있단 사실 아시나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자살예방의 의미로 사용되는 노란리본.


9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지정한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전 세계 사람들은 이날 자살문제 예방과 대안에 대해 공유하고 절망과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도움과 희망 그리고 치유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IASP는 세계자살예방의 날의 상징으로 ‘노란색과 주황색이 어우러진 리본’을 선정했다.

촛불의 이미지를 형상화란 이 리본은 어둠속에서 밝은 빛이 되자는 협회의 지향 점과 맞닿아있다. IASP는 리본모양의 브로치를 만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란리본 로고를 공유하며 ‘자살 예방’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1994년 미국에서는 ‘노란리본’을 자살예방의 의미로 사용해왔다.

세계일보

자살예방의 의미로 사용되는 노란리본. 출처=페이스북


‘노란리본’이 자살 예방의 의미가 된 건 한 소년의 죽음 때문이었다.

미국 콜로라도 출신인 마이크 에메(Mike emme)는 평소 노란색으로 칠한 포드사의 머스탱 차량을 타고 동네를 돌아 다녔다. 그는 마을을 다니며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태워주거나 이웃의 차를 고쳐주는 등 선행을 베푸는 밝은 청년이었다. 이에 그는 착한 ‘머스탱 마이크’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선행으로 모두에게 칭찬받은 마이크는 1994년 알 수 없는 이유로 깊은 절망에 빠져 자살을 선택했다. 그가 자살한 머스탱 안에서는 “엄마, 아빠. 자신을 탓하지 마세요. 사랑해요. 사랑, 마이크, 11:45 PM”라고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마이크의 부모는 불과 7분 늦은 오후 11시 52분에 그의 자살을 발견했다. 그들은 “조금 만 더 그의 절망을 알았었더라도...”라며 슬픔에 잠겼다.
세계일보

노란 머스탱을 타고다닌 미국 콜로라도 출신 마이크 에머.


마을 주민들은 마이크의 장례를 위해 모였다. 그들은 과거 자신들을 도왔던 마이크를 떠올리며 “우리가 무엇을 해줄 수 있나. 기념품을 만드는 것이 어떻냐”고 마이크의 부모에게 제안했다.

이에 마이크의 부모는 “그것보단 자살을 하지 말아 달라. 고통이나 절망의 때에 도움을 청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부탁했다.

마이크의 친구들과 주민들은 그 메시지를 담아 500개의 카드에 ‘ASK 4 HELP(도움을 요청하라)’는 글을 적어 그의 머스탱 차량을 의미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주변 아이들과 나눴다.

이 카드는 돌고돌아 다른 지역까지 전해졌다. 마이크의 추도식이 있던 3주후 와이오밍 지역의 한 선생님은 자신의 지역에도 노란 리본 카드를 나누고 싶다는 전화를 했고 그 이후 미 전역에서 카드를 배포하고 싶다는 전화가 쇄도했다.
세계일보

노란 자살예방 카드를 들고 있는 한 여성. 출처=데일리 커리어.


‘도움을 요청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노란 리본 카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양면 명함’ 모양으로 디자인 돼 휴대하기 편하도록 모양이 바뀌었다. 한쪽 면에는 ‘이 리본은 생명선입니다’라고 적혀있으며 다른 한 면에는 미 전역의 자살예방 네트워크와 자살 예방 전화번호가 써져 있다. 이 카드를 받은 청소년들은 절망이나 슬픔에 빠졌을 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4시간 자살예방 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가 그것이다. 생명의 전화 관계자는 “자살뿐 아니라 청소년의 다양한 상담을 하고 있다”며 “절망에 빠진 이들의 고민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선 많은 이들이 4·16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달고 다닌다. 오늘(10일)이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만큼 ‘노란 리본’에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살 예방의 의미도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