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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TF현장] "내 몸이 증거다! 나를 조사하라"…생리대 성분 규명 촉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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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여성환경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이 생리대 역학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화문=황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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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광화문=황원영 기자] "안전한 생리대는 여성인권이다. 안전한 생리대를 만들어 여성건강 보장하라." "정부는 여성들의 건강피해 밝힐 역학조사 실시하라. 내 몸이 증거다 나를 조사하라."

5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 여성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일회용 생리대 유해성 문제를 처음 제기한 여성환경연대가 정부에 생리대 역학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여성환경연대, 녹색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생리대 전 성분조사 및 역학조사를 실시하라"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해외보고서에 따르면 1회용 생리대에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뿐 아니라 다이옥신·퓨란·잔류농약·메칠이브로모 글루타로나이트릴 등도 검출될 수 있어 위해성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전 성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3000여명이 넘는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데도 정부가 나서지 않았다. 식약처는 실험 결과의 정확성을 떠나 우선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피해자를 조사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생리대는 의약외품이다. 식약처가 책임지고 관리했어야 할 제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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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구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생리대 방충물질 검출 실험 결과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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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역시 "생리대로 불안한 여성들, 질병을 겪은 여성들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며 "안전한 생리대와 건강한 월경을 원하는 여성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안전한 생리대 제조기준 마련과 규제 강화 △기업의 정보공개 및 소비자 안전 보호 책임 강화 △여성월경건강권 보장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생리대 유해물질 실험을 진행한 김만구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실험 결과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앞서 지난달 김 교수는 여성환경연대의 의뢰를 받아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실험'을 진행하고, 국내 시판되는 일회용 생리대 10종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TVOC는 검출된 모든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더한 개념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4일 김 교수가 제출한 시험보고서와 유해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명단을 공개하면서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교수는 "이번 조사는 국제표준화 기구에서 4년간 축적한 공인 인증 분석 방법으로 진행한 만큼 문제 없다. 식약처가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한국분석과학회와 함께 토론하겠다"며 자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식약처 검증위원회는 수질 분야 전문가로 돼 있는데 생리대에서 인체로 유입되는 유해물질은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이므로 수질 분석과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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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가 생리대 전 성분 조사와 역학조사를 촉구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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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까지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 실험 방법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식약처와 함께 연구방법을 정립해 생리대 유해물질을 밝혀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유한킴벌리의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여성환경연대에서 소셜펀딩으로 마련한 220만 원으로 6개월 간 연구했으며 인건비를 전혀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강원대와 유한킴벌리의 산학협력은 자신과 무관하며, 본인이 소속돼 있는 시민단체 녹색미래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식약처 측은 생리대 전 성분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단, 이달 중 VOCs 10종에 대한 위해성 평가결과를 마무리하고 업체와 품목별 VOCs 검출량, 오해 평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나머지 VOCs 76종에 대해서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업계, 시민단체 주장이 제각각 엇갈리면서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안만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생리대 피해 제보자는 "지금 이 시간에도 국내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다"며 "월경은 선택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생리대 역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여성들이 아프고 병드는 것을 방치하지 말고 조사에 나서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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