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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美 트럼프 "상처 치료하고 연대 모색해야" 하루만에 말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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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종차별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으로 갈등에 불을 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인종간 화합과 연대를 촉구하는 연설을 내놓아 이목을 끌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집회에서 언론과 반대세력을 노골적으로 공격하더니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고 평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차총회 연설에서 "지금은 우리를 갈라놓았던 상처를 치료하고 우리를 뭉치게 할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연대를 모색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고향과 하나의 위대한 깃발아래 사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피부 색깔이나 월급, 지지하는 정당이 아니라 이 위대한 국가의 시민으로서 함께 나누는 인간성과 우리의 가슴을 채우는 사랑으로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가 전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트럼프 지지 집회에서 말한 것과 딴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피닉스 집회에서 이달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 수습을 놓고 자신을 비난한 미 언론 및 반대 정치세력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는 당시 연설에서 "그들은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빼앗으려고 한다"며 "거짓말쟁이"미디어와 "약해빠진"정치인들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멕시코 장벽 및 이민정책에 회의적인 제프 플레이크 공화당 상원의원(애리조나주)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아무도 장벽과 범죄에 유약한 여러분의 상원의원에 대해 말하길 원치 않기에 나도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달 11~12일 샬러츠빌에서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 총사령관을 지냈던 로버트 E. 리 장군의 동상을 지키자는 백인우월주의단체들이 시위를 벌였였다. 당시 이에 반대하는 대안좌파 등 시민단체들이 맞불시위를 벌이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흑인 노예제도를 찬성했던 남부연합과 관련된 상징물이 인종차별 요소로 분류되고 있다. 휴가 중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양 진영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 언론 및 정치권의 질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노에서 즉흥적으로 벌이던 평소 연설과 달리 미리 짜인 연설문을 대부분 따라가며 "우리에게는 극복 못할 분열이나 적이 없다"며 화해를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의 건강보험개혁안인 '트럼프 케어'입법을 방해한 브라이언 샌도발 네바다 주지사와 딘 헬러 공화당 상원의원(네바다주)에 대한 험담도 하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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