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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서로 다른 3명 인격 보는 듯”…트럼프 오락가락 연설에 WP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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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48시간 동안 트럼프는 총사령관(the commander in chief), 분열자(divider) 및 단결자(uniter) 등 3가지 역할 사이를 오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22일(현지시간) 진행된 3차례 연설에서 각기 상반된 연설 내용과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미 언론 워싱턴포스트(WP)가 “3명의 인격체”가 보였다고 조롱했다.

헤럴드경제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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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밤 버지니아 주 알링턴 포트마이어 기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지하고 절제된 태도로 프롬프터를 보며 대본을 읽어내려갔다. 아울러 미국 역사상 가장 긴 16년 전쟁을 승리로 끝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다음날 피닉스 집회에선 자신의 샬러츠빌 사태 관련 발언을 해명하고 언론을 공격하는 데 열중했다.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부정직’한 언론과 ‘방해자’ 민주당, ‘나약한’ 애리조나의 두 공화당 의원 등으로 인해 자신의 지지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 세력과 비판 세력을 “우리”와 “그들”로 편 가르기하며 75분 간 도전적이고 분열적인 방식의 연설을 이어갔다고 WP는 지적했다. 열성 지지자들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연호가 샬로츠빌 사태 양비론 발언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을 고무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그랬던 그가 같은 날 네바다 주 리노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차총회 연설에선 ‘단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는 한 고국과 한 위대한 깃발을 가진 하나의 국민”이라며 “치유할 수 없는 분열이란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피부색이나 소득 규모, 정치 정당 등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 훌륭한 나라의 시민과 우리의 가슴을 채우는 사랑 등 인간성에 의해 정의된다”고도 강조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피닉스 집회에서 ‘전쟁영웅’ 출신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던 트럼프가, 같은날 리노에선 또다른 전쟁영웅 도널드 발라드를 초대해 따뜻한 포옹을 한 점이다.

이에 공군 중장 출신인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3일 CNN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연설이 “전적으로 두려움과 혼란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이 자리(대통령)에 적합한지 그의 능력에 진심으로 의문이 든다”며 “미국이 얼마나 이렇게 더 가야하는지, 얼마나 이 악몽을 더 견뎌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WP는 “마치 리얼리티 TV쇼 참가자가 된 것처럼 트럼프는 대조적 페르소나를 취하며 사면초가에 처한 대통령직 수명 연장을 위해 다양한 면모를 선보이려는 것처럼 보인다. 혹은 제작자로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7개월 재임 기간 중 최저치인 35% 대로 떨어졌다. 지지율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백악관 안팎에서 나온다. 최근 이같은 ‘분열적’ 행보 역시 지지율 추락으로 인한 조바심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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