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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종양 중심부까지 인공수용체 전달…표적치료 신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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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바이오·뇌공학 연구팀

매일경제

박지호 교수


종양 표적 치료는 종양의 성장과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분자를 표적해 종양 성장을 막는다. 하지만 표적 치료는 종양 내 표적 분자가 있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고 표적 분자가 소량으로 존재하거나 불균질하게 존재할 경우 치료 효과가 약하다. 종양 세포에서 분비되는 엑소좀(세포외소포)이 세포 사이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체기원 나노입자인 만큼 여기에 효율적으로 표적 가능한 인공수용체를 탑재하면 종양 세포의 신호전달 체계를 따라 종양 심부까지 인공수용체를 전달할 수 있다.

최근 박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종양 전체에 인공수용체를 전달해 효과적으로 종양을 표적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리포좀이라는 인공 나노입자와 세포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엑소좀이라는 생체 나노입자를 동시에 이용했다. 먼저 세포막과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인공 나노입자인 세포막결합성 리포좀을 개발했다. 리포좀은 특정 분자를 표적하는 것이 가능한 인공수용체를 싣고 혈류를 통해 종양으로 침투한다. 그리고 혈관 주변의 종양 세포에 인공수용체를 전달한다. 여기서 종양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에 인공수용체를 탑재시키는 것이 리포좀 역할이다.

세포막결합성 리포좀은 정상 세포보다 암 세포에 더 효과적으로 인공수용체를 전달함으로써 종양 표적치료를 용이하게 한다. 엑소좀은 일반적으로 세포 간 여러 생체 분자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먼저 세포배양 환경에서 인공수용체를 함유한 리포좀을 세포에 처리했을 때 세포막에 효과적으로 인공수용체를 전달해 표적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또 리포좀이 전달된 세포로부터 분비된 인공수용체를 탑재한 엑소좀을 수집해 다른 세포에 처리해 줬을 때에도 표적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세포 간 인공수용체 전달이 엑소좀에 의해서 매개됨을 확인한 것이다. 나아가 암이 이식된 동물 모델에서 혈류를 통해 인공수용체가 탑재된 세포막결합성 리포좀을 종양에 전달하면 인공수용체가 종양 내 균질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을 관찰했으며 종양 표적이 크게 향상된 것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암이 이식된 동물 모델에서 혈류를 통한 리포좀 주입으로 인공수용체를 종양으로 전달해줬다. 이후 빛에 반응해 치료 효과를 내는 광과민제를 표적 물질에 결합해 주입한 후 종양 부위에 빛을 조사한 결과 효과적으로 표적 치료가 일어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표적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종양 표적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개발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박 교수는 "표적 치료가 어려운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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