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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생기 없는 입술은 그만! 남자도 '입술 화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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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틴트' '방탄 틴트'… 20·30대 남자, 아이돌 따라 화장

립스틱보단 액체로 된 틴트 선호

데뷔하자마자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남자 아이돌 그룹 '워너원'은 입술 화장으로도 화제에 오른다. 남자 11명이 다양한 색깔로 입술을 칠하고 뮤직비디오나 무대에 등장한다. 멤버 강다니엘이 두꺼운 입술에 바른 빨간색 틴트(색소가 입술에 스며들도록 해 선명한 색상을 넣어주는 화장품)는 '강다니엘 틴트'로 불리며 젊은 남성들 사이 인기다. 대다수 남자 아이돌이 입술 화장을 하고 나오니 아예 아이돌 그룹 이름으로 틴트 제품이 구별되기도 한다. '방탄(방탄소년단) 틴트' '세븐틴 틴트'라고 불리는 식이다.

일반 남성들 사이에서도 빨강, 주황, 분홍처럼 튀는 색상으로 입술을 꾸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얼굴에 비비 크림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던 '화장남'들이 입술까지 관심을 넓힌 것이다. 직장인 김원(27)씨는 매일 아침 출근 전 분홍색 틴트를 칠한다. "입술에 혈색이 없어 평소 아파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용기를 내 화장을 시작한 뒤로 인상이 확 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고 했다.

젊은 남성들은 고체 막대 형태 립스틱보다는 액체로 돼 있어 솔에 찍어 쓰거나 젤 형식으로 입술에 짜서 바르는 '틴트'를 선호한다. 바르기도 편하고 선택할 수 있는 색깔 폭이 넓어 남자 입술에 어울리는 제품을 고르기 쉬워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원장은 "남자는 화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관념에 도전하는 남성들이 늘고, 화장한 남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도 부드러워지고 있다"고 했다.

유튜브에선 이미 남자 입술 화장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국내외 가리지 않고 쏟아지며 인기를 끈다. '소개팅·면접에서 호감 주는 첫인상 만들기' '칙칙해서 아파 보이는 남자의 보라색 입술은 이제 그만' 같은 문구로 입술색이 인상을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틴트를 입술에 고루 바르지 않고 안쪽에만 살짝 바른 뒤 비벼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여성의 피부색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입술 화장품 중에서 남자가 사용하기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영상도 많다.

생활용품전문점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남성 회원 틴트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94% 늘었다. 남성 전용 틴트도 등장했다. 이 제품의 광고 문구를 보면 남녀 화장의 경계가 사라져 간다는 걸 실감한다. '입술로 남자를 완성한다' '당신이 여자라면 어떤 입술에 키스하시겠어요?'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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