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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13기수 낮춘 ‘진보성향’ 대법원장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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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직 지법원장 김명수 발탁 ‘파격’

“후배 신망높은 법원내 재야 리더”



한겨레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에 김명수(58)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다. 현직 지방법원장이 재임 중에 바로 대법원장으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승태 현 대법원장(2기)보다 연수원 기수가 13기나 아래인데다, 현직 대법관 상당수가 김 후보자의 선배인 만큼 법조계에선 이번 인사를 엄청난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법개혁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기수 파괴 등을 통한 인적쇄신으로 사법부를 확실히 바꿔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법관 독립에 대한 소신을 갖고 사법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해 실행했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법부를 구현해 국민에 대한 봉사와 신뢰를 증진할 적임자”라고 김 후보자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 출신인 김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5기로, 1986년 판사 생활을 시작해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지난해부터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 회장과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초대 회장을 맡는 등 진보 성향의 법관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사법부를 확실하게 개혁해야 한다는 메시지”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나 본회의 표결에서 예상되는 난관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 후보자를 잘 아는 한 법조계 인사는 “한마디로 ‘법원 내 재야그룹의 리더’라고 보면 된다. 후배들 신망도 있고, 법원 조직을 잘 알기 때문에 추진력과 과감성 면에서는 지금껏 언급된 어떤 후보들보다 더 강도가 셀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법 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과 인연은 없지만, 사법개혁의 의지와 성과를 다 가져가겠다는 선택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반인은 체감하지 못하겠지만, 동기 중에 아직 대법관도 나오지 않은 기수의 현직 법관이 대법원장에 지명됐다는 것만으로도 법원이 받는 충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춘천지방법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법원이 처한 현실이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청문회를 철저하게 준비해 국민들 수준에, 법원 구성원 수준에 맞는 미래 청사진을 제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애 김민경 박수혁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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