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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라인 사태가 ‘반일 몰이’인가 [5월13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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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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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월요일치인 오늘(5.13) 아침신문 1면톱은 대체로 각 사가 준비한 기획기사로 채워졌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은 ‘권력비판’, 조선 중앙 동아는 경제 관련, 한국은 사회 관련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한겨레 = 과잉제재·표적심의…선방위 ‘152일의 폭주’ △경향 = 대통령실, 채 상병 사건 초기부터 ‘수사 방향’ 챙겼다 △조선 = AI·전기차 폭증, 세계가 ‘전기 쇼크’ △중앙 = ‘자산쏠림’ 어르신이 38% 소비·투자 활력 잃어간다 △동아 = 시행사 →건설사 →금융권… PF發 부실 ‘도미노 충격’ △한국 = 생사 고비 넘어 ‘아이와 삶’ 지켜낸 엄마들 등입니다.



공통 기사 가운데 1면에 자리잡은 기사로는 △‘국회의장 추미애’로 정리 분위기(3곳) △북한 해킹(3곳) △일본 네이버-라인 사태(2곳) 등이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네이버-라인 사태



② 시선, 클릭!
- 자영업자 대출 벼랑끝
- 젊은 맞벌이 36% 무자녀
- 이젠 중고차도 2천만~3천만원



③ Now and Then : 이 산하에(노찾사, 1989)





① 차이의 발견





# 네이버-라인 사태



1. 라인 사태 배경



- 먼저 현상황을 간략 정리해 봅니다. 지난 3월5일 일본 총무성이 일본의 네이버-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 쪽에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청하는 행정지도를 합니다. 이어 4월16일 네이버 경영체제 재검토 결과를 보고하라는 2차 행정지도를 하는 등 사실상 네이버를 향해 지분을 팔고 나갈 것을 요청합니다. 정부가 개별 기업에 이런 식으로 개입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 일본 정부가 라인 쪽에 이런 식의 요구를 하는 근거는 지난해 11월 일본 라인에서 개인정보 51만여건이 유출됐다는 것 때문입니다. 개인정보 유출이 중대한 일입니다만, 이 경우 대개 보안강화 조치 요구 및 과징금 처분에 그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지분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는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종종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고, 이것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때 기업에 지분정리를 정부가 요구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 일본 정부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카톡처럼 일본의 국민 메신저 역할을 하는 라인이 한국의 네이버에서 개발돼 한국 회사가 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라인 이용자 수는 9600만명으로 일본 인구의 80%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도 라인을 통해 행정 처리를 위한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각종 개인정보는 물론 일본의 주요 공식 데이터가 한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합니다.



- 일본의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의 지분구조는 네이버 50%, 소프트뱅크 50%의 지분으로 구성된 합작법인인 A홀딩스가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라인야후 이사진은 사외이사를 합쳐 모두 7명인데,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인이었고, 회사 운영도 한국 네이버가 개입하지 않고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라인야후도 점차적으로 기술독립을 추진해 네이버와의 위탁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그러다 지난 8일 라인야후는 네이버 출신 신중호 CPO를 이사회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9일 소프트뱅크는 7월 초까지 네이버 라인의 지분을 사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 겉으로 보면, 일본 정부가 일본 라인야후를 압박해, 라인야후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이에 굴복하는 모양새이지만, 공생관계인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가 묵시적으로 서로 돕는 관계처럼 느껴집니다. 반대로 네이버 입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지분을 넘겨주고 쫓겨나는 모양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지분 협상은 늘 가격 문제가 큰 이슈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2. 우리 정부는 뭘 하나?



- 3월5일, 매우 이례적인 일본 정부의 ‘네이버 지분 정리’에 대한 언급이 나온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4월30일, 과기정통부는 “네이버와 협의중이며, 동향을 주시하며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태가 점점 커지자, 마지못해 내놓는 듯한 반응이었습니다.



- 지난 10일에야 매우 완곡한 어법으로 과기정통부 2차관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은 “네이버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3. 야당의 비판



- 민주당 과기정통위와 외교통일위는 어제(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를 “일본의 라인 강탈 시도”로 규정하고, 국회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가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가져오는지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 이재명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 영토를 침탈했고 이토 히로부미 손자(마쓰모토 총무상)는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인 라인을 침탈하고 있다. 조선과 대한민국 정부는 ‘멍’(하니 있다)”이라고 적었습니다. 그 전날인 10일 저녁, MBC는 현재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내린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이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고조손자)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 여당에서도 11일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라인을 빼앗으려는 일본과 도대체 무슨 가치를 공유하느냐. 사태가 급박하게 악화하는데, 윤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신뢰하는 기시다 총리에게 전화해서 우리 기업의 권리를 지켜주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습니다.



4. 언론 비판



1) 기사 제목



- 13일 아침신문 관련 기사 제목입니다.



한겨레 = 반일 정서에 고용 불안까지...라인 사태 ‘고차 방정식’/전문가들 “정부, 일본에 단호한 신호 보내야”(1, 4면)
경향 = 네이버, 라인야후 지분 일부 매각하고 ‘2대 주주’로 내려오나(4면)
한국 = 野, “사이버 영토 침탈” 日 라인 사태 공세/與 내부도 “상호주의 따라 대처를” 쓴소리(6면)
중앙 = 한국 원천기술 담긴 라인…정부 ‘경제안보 큰 그림’ 놓쳤다(4~5면)
동아 = 라인야후 사태에… ‘反日’ 꺼내든 이재명(5면)
조선 = 野, 연일 ‘반일·탄핵’몰이(1, 6면)



- 대체로 강한 우려와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다만, 동아일보는 단신 기사로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를 ‘반일’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조선일보는 이 사태를 ‘반일 몰이’로 규정하고, 이를 ‘탄핵’과 묶어 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각으로 이 사태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후손’이라는 이 대표의 짧은 메시지가 이번 사태를 지나치게 감정을 자극하는 형태라는 점을 지적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사태에도 손 놓고 있는 정부는 가만 둔 채, 이런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을 향해 ‘반일 몰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야당에 비판적인 독자층을 감안한 보도라 하더라도, 상황을 잘못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한겨레

조선일보 5월13일(월)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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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설 제목



경향 = 대일 ‘저자세 외교’ 안 바꾸면 제2의 라인 사태 일어날 수도
조선 = 日 정부의 네이버 압박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나
중앙 = 한·일 국가 간 갈등 비화한 라인 사태…부당 차별은 막아야



- 일본 네이버-라인 사태에 대해선 언론들이 몇 차례 사설을 써왔는데, 오늘 아침신문에도 3곳이 관련 사설을 썼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는 이날 기사와 달리, 정부를 향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일본 정부가 개인 정보 해킹 사건을 빌미로 지난 3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행정지도를 내렸을 때부터 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어야 했지만 방치하다 사태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만들었다.” 물론 ‘반일 몰이’에 대한 언급(“감정적 반일 몰이는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도 빼놓지는 않았습니다만, 전체적인 톤은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의 비판



- 대체로 조중동으로 표현되는 보수언론은 민주당을, 한겨레·경향 등 진보언론은 국민의힘에 좀더 강한 비판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보수언론도 보수정당을, 진보언론도 민주당을 비판할 때도 많습니다.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의 보도행태를 저널리즘 관점에서도 같은 선상에서 등치시켜 비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보수언론이든 진보언론이든 해당 매체가 추구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두고, 이 관점에서 어느 쪽이든 비판과 격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보도 태도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를 기계적으로 운용하기 보다는, 독자를 배려하는 자세가 더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어쨌든, 오늘 아침신문 사설에서 그런 부분을 한 번 짚어봤습니다. 만일 보수·진보언론이 한 목소리로 한 사안에 대해 비슷한 시각에서 비판하고 있다면, 이는 국민 대다수 여론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므로, 귀기울여 들어야 할 것입니다.



1) ‘용산’ 회전문 인사 비판



조선 = 낙선·낙천자들로 채워지는 대통령실
동아 = 尹 취임 2년 긍정평가 역대 최저… ‘하던 대로 쭉∼’은 안 된다
한겨레 = “변화 부족” 자인하고도 ‘회전문 인사’ 반복한 윤 대통령



- 각 사설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대통령실도, 여당도 과연 혁신·변화할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조선), “진정성 없는 시늉만의 변화로 국민 마음을 살 수는 없다.”(동아), “이러니 변화 의지가 있긴 하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한겨레)



2) 민주당, ‘종부세 완화’ 움직임 비판



경향 = 감세 비판하더니, ‘1주택자 종부세’ 면제하겠다는 민주당
한국 = 野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엇박자…시장 혼란 야기 말아야



-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주택 종부세 면제’ 관련 내용을 언급해 파장이 일자, 10일(금) 이를 진화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한겨레는 지난 토요일치(11일)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박찬대 운 떼자...민주 ‘1주택 종부세 폐지’ 갑론을박’(7면) 기사에 ‘신임 원내대표 설익은 발언 논란’이라는 문패를 달았습니다. 토요일치가 없는 경향은 오늘(월요일치) 6면 기사에서 ‘박찬대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야당이 감세 동조하나”’ 등의 제목으로 이 사안의 배경 등을 비판적으로 해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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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 자영업자 대출 벼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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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사설 제목입니다.



한겨레 =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 부채 악화, 이대로 둘 건가
한국 = 빚 1113조, 벼랑 끝 몰린 700만 자영업자의 눈물



## 젊은 맞벌이 36% 무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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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지난 11일(토)은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재로 전북 정읍 황토현에서 정부 주관 기념식도 열렸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은 지난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이후 매년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기념일인 5월11일은 압제에 저항해 봉기한 동학농민군이 전북 정읍 황토현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날입니다. 그러나 동학농민군은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지 못한 1월24일 충남 공주 우금치에서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무너지고, 4월24일 전봉준 장군의 교수형이 집행됩니다. 사진으로 남아있는 전봉준 장군은 형형한 눈빛으로 가마를 탄 모습입니다. 일본군의 혹독한 고문으로 걷지를 못해 가마를 태웠다고 합니다. 전봉준 장군의 교수형이 집행된 의금부 전옥서 자리가 지금의 종로 영풍문고여서, 2018년 그 앞에 전봉준 장군의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2023년 5월에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됐습니다. 1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동학농민군이 꿈꾸던 세상이 된 걸까요.



오늘 노래는 1980~90년대 대학가에서 많이 불려지던 ‘이 산하에’입니다. 이 노래는 1984년 노래극 ‘또다시 들을 빼앗겨’의 주제곡으로 노래모임 ‘새벽’의 문승현 작사·작곡입니다. 1987년 10월 종로5가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노래를찾는사람들(노찾사)의 첫 공연 마지막 곡으로, 당시 김광석이 첫 솔로 무대에 나서 부른 곡이기도 합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잔뜩 긴장한 채 이 노래를 처연하게 부르는 김광석의 모습은 지금도 유튜브 한켠에서 흐릿한 화면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이 산하에’는 1989년 노찾사 2집 앨범에 정식수록 됐습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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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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