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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훈련은 ‘저강도’ 북 반응 ‘미지수’…한반도 정세 좌우할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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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까지 한·미 군사훈련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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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가득 찬 가운데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21일부터 시작됐다. 이 훈련이 종료되는 31일까지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열흘 동안 한·미가 어떤 수준의 훈련을 실시할지, 북한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다.

한·미는 예년 수준의 훈련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적 대응을 막기 위해 기술적으로 수위를 조절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북한의 위협에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과도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8월을 무사히 넘기는 것이 한·미의 목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훈련 개시에 맞춰 청와대에서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때문에 한·미 합동 방어훈련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을지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인 훈련이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북한은) 이를 빌미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동을 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반도 긴장의 원인이 한·미 훈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적 대응에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북한이 이번 훈련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자제할 경우 훈련 이후 현재의 긴장 상태를 벗어나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도 이번 훈련에 ‘로 키’로 임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는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이 지난해에 비해 7500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 같은 훈련 참가 병력 감축이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냐는 질문에 “병력 숫자는 훈련 목적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며 수개월 전에 계획된 것”이라면서 북한과 무관하다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훈련에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등 ‘힘 조절’을 하고 있다는 징후가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고 있다. 앞서 지난주 한국을 방문했던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경제적 압박이 우선이라며 “전쟁 없이 현 사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훈련기간에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 등이 한미연합사령부 지하벙커에서 이번 훈련을 참관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훈련 규모를 늘리거나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는 대신 한반도 방위를 위한 핵심 전력의 최고 책임자들이 직접 훈련을 참관함으로써 한반도 방위 공약의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이 도발적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9월부터 군사적 긴장의 에너지를 대화의 동력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과도하게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적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도 체면상 지금까지 해왔던 대응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적 대응이 아닌 통상적인 대응 훈련은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을 보였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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