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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특검 '17표의 전쟁'…이탈표 단속나선 與, 호소편지 보낸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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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맨 앞줄 가운데)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22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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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각개격파에 나서면서 폐막을 앞둔 21대 국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당 의원 일부도 찬성 의사를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탈표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22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여당 의원들 개개인에게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박 의원은 편지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로는 부족하다"며 "제대로 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서둘러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해주시길, 용기를 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민주당은 여당 의원 설득 작업과 함께 '탄핵' 메시지까지 내며 대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말은 날카로운 화살촉이 돼 대통령 자신을 향하고 있다"며 "국민을 거역하고 진상을 은폐하는 시도는 순직 사건 외압 실체가 대통령이라는 의심을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치적 사안을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민중 투쟁이 일어난다"며 "탄핵 열차가 시동을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해병대원 특검법을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을 온 국민과 함께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여권에서 추가 이탈표들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방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추가 이탈표에 대한 내부 추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채상병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이탈표 저지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1대 현역 중 낙선·낙천·불출마한 여당 의원은 58명에 달한다. 국회 재적 의원 295명이 모두 본회의에 출석한다고 가정하면 여당에서 17표의 찬성표가 나와야 재의결이 가능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낙선한 서병수 의원과 낙천한 이채익·이명수 의원 등도 참석했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당론으로 우리의 의사를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국민의힘에서 김웅·안철수 의원에 이어 유의동 의원 등은 재표결 시 찬성 의사를 시사했다. 김웅 의원은 "저를 포함해 특검법에 찬성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사람만 다섯 명 정도 된다"며 "실제 표결에서는 여기에 다섯 명 정도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일부 의원은 찬반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특검을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고, (이종섭 전 장관 등) 직권 남용의 여지도 없잖아 있다"며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특검법이 재의결될 만큼의 이탈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낙선·낙천한 의원들 가운데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은 지금 안대로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며 "특별검사를 여야가 합의해서 추천하도록 하는 등 독소조항을 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수는 얼마나 많은 낙선·낙천한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출석할지다. 본회의에 출석하는 인원이 적어질수록 재의결 기준도 낮아지게 된다. 당일날 여권에서 25명의 의원이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범야권 180석의 찬성표만으로도 특검법은 재의결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 낙천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장은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가능하면 여야가 합의해 일정을 마련하고 본회의를 소집해야 하지만, 만약 합의가 안 되더라도 오는 28일에는 본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신유경 기자 / 곽은산 기자 / 예산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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