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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文 "세금 가장 보람있게 쓰는건 일자리 늘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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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 60분간 靑영빈관서 TV생중계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 넷째)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 `대한민국, 대한국민`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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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위해 "노동시간의 경우 연장노동까지 포함해 주52시간제를 지키고 연차휴가를 다 쓰도록 해서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은 아이를 기르는 게 엄마의 부담으로 되어 있는데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지난 석 달여간의 새 정부 국정운영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정책 제안을 받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인수위원회 소속 국민인수위원 250명이 참석해 토크쇼 형태로 새 정부 관계자들과 국정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를 '대한민국, 대한국민'으로 이름 붙이고 이날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1·2부로 나눠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2부 행사에 등장해 국민의 정책 제안 중에 가장 많았던 저출산 문제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직접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제 아들과 딸이 전부 아이 하나씩 있는데, 제가 한 명 더 낳지 그러냐고 물으면 둘 다 '엄두가 안 난다'고 하더라"면서 "아예 아이 하나 갖는 것도 엄두가 안 난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처럼 아이를 낳지 않으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벌써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고 몇 년 지나면 대한민국 총인구가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부 반대하는 분들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국민 세금을 쓰는 게 합당한지 묻는다"고 언급하면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청년에게 희망을 주고, 세금을 많이 내고 소비하는 사람을 늘리는 길이며, 경제가 성장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해법이기도 하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세금을 일자리 만들기에 쓰는 것은 세금을 가장 보람 있게 쓰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세금으로 공공일자리를 만들면 두고두고 세금 부담이 느는 것 아니냐는 반대도 있지만 인구 추세로 보면 베이비부머가 은퇴할 때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 노동력 확보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년만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면 그 뒤에는 더 많은 예산을 부담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주권자로서 평소 정치를 구경만 하다가 선거 때 한 표를 행사하는 간접민주주의로는 만족하지 못했고 그렇게 한 결과 우리 정치가 낙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촛불집회처럼 직접 촛불을 들어 정치적 표시를 하고 댓글을 통해 직접 제안하는 등 직접민주주의를 국민이 요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문재인정부는 국민의 집단지성과 함께하는 게 국정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해나가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부 행사는 국민이 청와대 및 정부 인사와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1부에서 국민인수위원들은 △열악한 장애 편의시설과 높은 자살률 △라오스에서 30대 여성 관광객 실종 사건 △문화재 관리 제도와 불공정한 음원 수익 구조 △불편한 본인인증 시스템 △행정구역별 불통 등에 대해 질문했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 필요성에 대해 "만약 외국인이 휠체어를 타고 서울에 온다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한 게 너무 많다"며 "문재인정부가 마치기 전까지 체감할 만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높은 자살률과 관련해 "내년 복지부에 자살 예방 전담부서를 만들고 자살 유가족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액티브X를 없애달라는 국민 제안과 관련해 "보안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액티브X를 없애는 것도 함께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인수위는 새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내의 국민 참여 기구로 지난 5월 24일에 공식 출범했다.

국민인수위는 출범일부터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인 '광화문1번가'를 운영해 온·오프라인에서 정책 제안을 받았다. 광화문에 설치된 오프라인 접수 창구에는 "일자리 환경 개선을 위해 과도한 야근을 막아달라" "퇴근 이후 직장 상사의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막아달라"는 의견이 다수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 도입, 난임 부부 의료비 지원 확대, 전기차 보급 확대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초등학교 안전교육 수업 의무제 등의 의견도 나왔다.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가짜 뉴스 처벌과 미세먼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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