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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中 시진핑, 현대판 분서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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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차이나쿼털리(The China Quarterly)'가 중국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논문 300편 이상을 삭제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학술지의 편집인 팀 프링글은 최근 편집위원회에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요구로 차이나쿼털리의 중국 사이트(중국계간)에서 300편 이상의 논문과 서평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삭제된 논문은 톈안먼 사태, 티베트, 위구르, 문화대혁명, 대만, 홍콩 등 중국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의제를 다루고 있는 것들이다. 1960년대 작성된 유명 논문들도 삭제됐다. 프링글 편집인은 "중국 당국의 명령을 거부하면 차이나쿼털리의 중국어 사이트가 통째로 폐쇄될 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차이나쿼털리는 영국 런던대 주관으로 케임브리지대 출판사(CUP)가 1960년부터 출간해온 계간지(季刊誌)다. 근현대 중국과 대만의 인류학, 문학, 예술, 경제, 지리, 역사, 정치사회 등을 다루는 정통 학술지로 해외 학계에 정평이 나 있다. CUP는 1534년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이기도 하다. 중국 당국은 CUP에 1000여 권에 달하는 전자책도 삭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를 두고 19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 정부가 언론과 인터넷에 이어 학술지까지 사상 통제에 나선 것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진시황이 학자들의 비판을 금지하기 위해 사상 서적을 불태웠던 '분서갱유'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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