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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KKK·네오나치·反무슬림…미국내 증오단체 91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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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뉴스 ◆

매일경제

457개(1999년)→917개(2016년).

미국에서 활동 중인 증오단체(hate group) 숫자는 지난 17년간 2배로 늘었다. 샬러츠빌 폭력 사태의 주범인 큐클럭스클랜(KKK)과 네오나치를 비롯해 반이슬람 단체와 반성소수자 단체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반성소수자 단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인종차별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가장 오래되고 악명이 높은 인종차별주의 단체는 하얀 고깔모자와 신비주의적인 상징·복장으로 유명한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다.

결성 초기 KKK의 활동은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거나 남부지역 자존심 회복을 외치는 정도였으나 세력이 커지면서 KKK는 폭력집단으로 변질된다. 남부지역의 흑인들은 물론 흑인을 돕는 백인들을 무차별 구타하거나 살해하고 그들의 집을 불태웠으며, 흑인 외에도 유대인과 이민자, 동성애자, 나아가 가톨릭교도들까지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KKK는 1870년대에 폭력 단속을 위한 연방법이 시행되면서 해체되지만 1920년대 화려하게 부활했다. 대규모로 유입된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을 기반으로 세를 급속히 불리면서 1920년대 말 단원 수가 4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KKK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주지사나 상원의원으로 선출되는 일도 적지 않았고, 미국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1865~1923)은 아예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백악관에서 성경책을 들고 가입선서를 했을 정도로 KKK는 한때 막강한 위세를 과시했다.

승승장구하던 KKK는 '흑백 평등은 공산당'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아돌프 히틀러와 공조체제를 구축하려다가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된서리를 맞지만 1960년대 다시 한번 부활해 존재감을 과시한다. 흑인 차별을 없애자는 민권단체들에 반발해 폭탄 테러와 살인을 비롯한 각종 폭력 범죄를 저지르며 미국 전역에서 악명을 떨친 것.

1970년대 이후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소탕전에 나서고 조직 내분과 법정 소송에 휩싸이면서 KKK는 다시금 크게 위축된다. 오늘날 KKK 가입자는 5000~8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전후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새 단원을 모집할 때 트럼프의 여러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나치주의자(네오나치)들 역시 미국에서 득세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 인권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네오나치 단체는 미국에서만 100개에 달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와 싸우면서 20만여 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미국에서 히틀러와 나치를 추종하는 단체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현실은 '아이러니' 그 자체다.

유대인 외에도 사회의 각종 소수자 집단에 대한 증오를 공유하는 이들은 오늘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등의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치 깃발이나 남부연합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샬러츠빌에서는 한술 더 떠 나치식 경례를 하고, 나치처럼 횃불 행렬까지 조직했다.

최근 급속히 세를 불리고 있는 세력은 무슬림 증오 단체들이다. 미국의 무슬림 증오 단체들은 2001년 9월 11일 벌어진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비행기 테러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0년 5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0개가 넘는다.

무슬림 증오 단체들 가운데 영향력이 큰 단체는 '액트 포 아메리카'와 싱크탱크 '안보정책센터(CSP)'다. 이들 단체는 선출직 고위 관료들에게 접근해 반난민 정책을 입안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스킨헤드는 폭력성이 극대화된 백인우월주의자들이다. 원래 반항적인 젊은이들의 하위 문화 정도로 인식됐으나 1980년대 이후로 스킨헤드와 관련된 각종 폭력 범죄가 미디어를 장식하기 시작한다. 1988년 11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3명의 스킨헤드가 에티오피아인을 야구방망이로 구타해 살해했고, 1999년 4월에는 캘리포니아 레이크사이드에서 스킨헤드들이 콘크리트 덩어리로 이리네오 소토 아귈라라는 이름의 멕시코 이민자의 두개골을 으스러뜨려 살해했다.

백인민족주의자(white nationalist) 단체들은 백인우월주의나 백인분리주의를 표방하며 비백인들의 열등함에 초점을 맞춘다. KKK와 네오나치, 스킨헤드 등도 넓은 의미의 백인민족주의자 단체에 포함된다. 흑인분리주의 단체들은 미국 내 흑인들을 위한 별개의 정부 기관 혹은 독립국가 건설을 주장하며, 다른 인종 간의 결혼과 통합에 반대한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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