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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히로시마 원폭 운반 후 침몰 美 순양함, 72년 만에 잔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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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공동창립자 폴 앨런 민간탐사팀

필리핀 인근 태평양 해저 5500m서 찾아

日 어뢰에 침몰… 1200명 중 300명 생존

美 해군사상 가장 비극적 재난 종지부
한국일보

미 해군 인디애나폴리스 순양함 자료사진. 1945년 7월 10일 미 해군 조선소가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 메어 섬에서 촬영된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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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부품을 실어 날랐던 미국 해군 순양함이 침몰 72년 만에 발견됐다.

1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 이끄는 민간탐사대가 전날 필리핀 인근 태평양 해저 5,500m 밑바닥에서 인디애나폴리스함의 잔해들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앨런은 성명을 내고 “2차 대전을 끝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디애나폴리스함의 발견으로 그 배에 있던 용감한 사람들과 유족들의 명예를 기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끔찍한 상황을 견뎌낸 그들의 용기와 인내, 희생에 감사해야 할 빚이 있다”라며 “이번 발견으로 기나길었던 인디애나폴리스호의 비극이 종지부를 찍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디애나폴리스함 침몰은 미 해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된 사건이다. 미 해군역사유산사령부에 따르면 2차 대전 종전 막바지인 1945년 7월 30일 이 함선은 ‘히로시마에 투하할 원자폭탄 부품들을 운반하라’는 비밀 임무를 완수한 뒤, 필리핀 인근 해역에서 일본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맞아 불과 12분 만에 침몰했다. 눈 깜짝할 사이 배가 가라앉는 바람에 구조요청을 보낼 시간도, 구명장비를 펼칠 여유도 없었다. 그 결과 침몰 직후만 해도 전체 1,196명의 선원들 가운데 800명 이상이 생존해 있었지만 구조를 기다리던 5일 간 저체온증이나 탈수, 상어의 공격 등으로 절반 이상이 숨졌다. 당시 생존자는 316명에 그쳤고, 이들 중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은 22명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한국일보

해양조사선이 필리핀 인근 태평양 해저 5,500m에서 촬영한 인디애나폴리스함의 잔해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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