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②] ‘장산범’ 허정 감독 “공포 장르의 부재? 여전히 많다”

인터뷰 ①에 이어서...

2013년 영화 ‘숨바꼭질’로 560만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흥행에 성공한 허정 감독이 다시 한 번 괴담을 들고 여름 극장가를 찾아왔다. 이번엔 생활 속 괴담이 아닌, 괴수 장산범의 출몰이라는 민담설화로 시선을 돌렸다.

영화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통상적으로 공포를 장르로 삼은 영화는 시각적인 자극과 청각적인 자극을 결합시켜 관객들을 긴장감으로 몰아넣는다. 공포 장르의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자 손쉽게 대중들을 홀릴 수 있는 방법이다. 허정 감독은 이러한 혼합적인 자극에 염정아가 토해내는 모성애와 서슬 퍼런 드라마라는 묘수를 함께 부여했다.

▲ ‘장산범’을 이끄는 주역은 단연 염정아다. 날카로운 이미지 속에서 흘러나오는 처연함을 아주 잘 활용한 것 같다. 캐스팅을 제안했을 때 염정아의 반응은 어땠나.

“‘장화, 홍련’도 그렇고 ‘카트’ 때 보여쥔 선배님의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되게 무섭고 예민한데 표현력이 워낙 좋으시잖아요. 슬픈 감정들을 설득하게 만드는 연기력이 있으세요. 캐스팅 제안 받으시고 좋아하셨어요. 선배님이 실제로 어머니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공감이 잘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서도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 아역 배우인 신린아도 결코 염정아의 기에 밀리지 않는다. 천재 아역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고 있는 상황이다.

“여자애 캐릭터는 다양한 느낌이 필요했어요. 어떻게 보면 무서워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불쌍해보여야 해요. 제가 (신)린아를 처음 봤을 때 감정이 그렇게 뒤섞였어요.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니까 조금만 표정이 바뀌어도 감정이 다 바뀌더라고요. 생각하던 느낌과 어울렸죠. 또 린아와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말귀가 잘 통했어요. 연기 욕심도 강했죠.”

▲ 염정아의 남편으로 분한 박혁권의 역할이 어떻게 보면 평면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박혁권 선배님께 감사해요. 그런 평면적 역할인데 하겠다고 해주셨잖아요. 희연(염정아 분)이라는 캐릭터가 혼돈과 아픔에 괴로워하는 캐릭터잖아요. 상대역까지 내지르면 밸런스가 안 맞을 것 같았어요. 어쩔 수 없이 한 명은 다른 성격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죠. 사실은 되게 어려운 연기였는데 너무 티가 안 났어요.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요.”

▲ ADR(후시녹음)에 신경 쓰느라 꽤나 고생했을 것 같다.

“‘숨바꼭질’에 비해서 5배였죠.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다 보니까 감정을 다 맞춰야 했어요. 준희 역할을 맡은 방유설이라는 친구가 린아의 대부분 대사를 다 했죠. 유설이가 연기를 되게 잘했어요. 그 친구가 고생을 되게 많이 했는데 지금 거의 드러나지는 못 하고 있잖아요.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죠. 유설이도 연기를 되게 잘했거든요.”

▲ 국내에서 공포물이 기근이라는 평들이 즐비한다. 공포 장르를 연이어 연출한 감독으로서의 생각은 어떤가.

“이번 8월에는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코미디, 느와르, 외화 등 여러 색깔들의 영화들이 나오잖아요. 오히려 지금이 더욱 좋은 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공포 장르가 흩어져서 그렇지, 최근에는 잘 나오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이었으면 호러라고 불렸을 장면이 많거든요. ‘곡성’, ‘검은 사제들’, ‘부산행’ 그 영화들이 다 스릴러로 포장되어서 나올 뿐이에요. 호러 장르들이 하락세는 전혀 아닌 것 같고 단순히 이번 여름에만 안 나온 느낌이에요.”

▲ 관객들이 ‘장산범’을 어떻게 봐주면 좋겠나.

“본인들마다 느끼는 게 여러 가지면 좋겠어요. 아이와 희연의 입장에서 볼 수도 있고 장산범에 홀리는 것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색깔은 각각 다르니까요. 이 영화만의 색을 즐겨주시면 좋겠어요.(웃음)”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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