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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현대重, 1조6000억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서 중국에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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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1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중국 업체에 패배해 충격에 빠졌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 'CMA CGM'은 최근 후동중화조선,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등 중국 업체 2곳과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선 9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14억4000만달러로 1조6000억원이 넘는다. 현대중공업은 초대형 계약을 중국에 빼앗긴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전 승지를 자신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대우빌딩에서 열린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현대중공업측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이 한·중 2파전 양상으로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수주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패배의 원인은 우선 선박가격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중 연료' 시스템 채택으로 (이번 수주의) 기본 선가는 (척당) 최대 1억6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국내 빅3 업체들의 선가는 1년 전 기준으로 이중 연료 장착 시 1억7500만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 발주사(CMA CGM)와 중국 국영 해운사 COSCO(중국원양운수)와 '해운 동맹' 관계(오션얼라이언스)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가 술렁이는 이유는 수주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에다 이중 연료(dual-fuel)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고부가가치선 수주에서 중국에 밀렸다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중 연료 선박은 벙커씨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을 탑재해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한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은 중국의 조선 기술 수준을 한 단계 아래로 평가해 왔다.

중국에서 활동중인 한 종합상사 지사장은 "한국 조선업체가 일감 부족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상당수 기술자들이 중국 업체로 이동했다"며 "중국 조선업 기술 수준을 절대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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