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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톡앤씨]`장산범`, 시·청각이 전하는 공포(with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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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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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소리가 전하는 공포의 힘은 역시 세다. 미지의 존재가 소리를 통해 인지됐을 때 섬뜩함은 더해진다. 또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이었을 때 공포는 배가 된다.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은 소리가 전하는 공포를 잘 활용했다. 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괴담 ’장산범’을 소재로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관객을 흡입력 높게 홀려 버린다.

장산 산골 마을의 음침한 동굴. 서울에서 이곳으로 오게 된 희연(염정아)의 가족은 동굴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 걸 알게 되고, 갑자기 나타난 소녀(신린아)는 애잔한 대상이자 섬뜩한 존재로 다가온다. 소녀는 외적으로 어떠한 변화도 없으나 무섭다.

사람에게 민감한 감각 기관인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의뭉스러운 사람들의 존재도 궁금증을 높여간다.

공포 영화라고 하면 시각을 자극하는 영상도 있어야 하는데 그건 소녀의 비밀이 밝혀지며 등장하는 남자가 담당한다. 외적으로도 두려운 모습이다. 그가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역적’에서 웃음을 주었던 배우 이준혁이라는 걸 알고 보더라도 섬뜩하다. 하긴 피 칠갑한 채 날카롭게 눈을 뜬 스틸컷부터 예사롭지 않긴 했다.

한국적인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장산범’은 적당한 수준의 공포를 선물한다. 물론 공포물에 익숙하거나 선호하는 이들은 모성애가 강한 영화의 뒷맛이 그리 개운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PS) 스크린X 상영은 미스터리한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좌우 벽면에 기하학적 영상효과를 적절히 녹여냄으로써 소리를 형상화한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숲속, 동굴, 집을 배경으로 사방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리와 3면 영상이 청각과 시각을 쉴 틈 없이 자극한다. 정면을 넘어 좌우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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