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연쇄테러 / 테러청정국 스페인마저… 13년 만에 IS 테러 공격 노출 / 경계 느슨 유럽 주변국 목표물 / “亞 등 대체 표적” 풍선효과 우려 / 유럽 노리는 ‘로테크 테러’ / 차량 활용·불특정 민간인 타깃 / 고도의 기술 없이도 큰 인명 피해 / 각국 정상, 희생자 애도·테러 규탄
스페인 바르셀로나 경찰이 17일(현지시간) 람블라스 거리에서 테러에 사용된 흰색 밴 주위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바르셀로나=EPA연합뉴스 |
17일(현지시간) 테러가 발생한 람블라스 거리는 스페인 제1의 관광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시민과 관광객이 특히 붐비는 명소다. 거리 곳곳에는 꽃과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와 노천카페·술집·레스토랑 등이 즐비하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리 공연도 이어지는데 하루 관광객이 수십만명에 이른다.
희생자 추모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람블라스 거리에서 꽃과 양초 등을 쌓아놓고 차량 돌진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FP연합뉴스 |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람블라스 거리가 이 같은 특징 때문에 대규모 피해를 노린 테러범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몰려 있어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는 데다 유명 관광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큰 관심을 끌어 공포 자극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도 초저녁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거리를 걷던 중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 영국 BBC방송은 흰색 밴 차량이 카탈루냐 광장 인근에서 보행자 도로로 뛰어들어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사람들을 치었다고 전했다.
응급처치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다친 사람들이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바르셀로나=AP연합뉴스 |
IS는 최근 국제동맹군의 공세로 주요 거점인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물리적 거점을 잃고 세력 기반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IS는 조직원들이나 포섭된 추종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공격 지령을 내리고 있다. 특히 거점을 떠나 세계로 눈을 돌려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을 선동, 크고 작은 테러를 원격조종하는 전략까지 병행하고 있다. 그동안 IS의 테러 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유럽 내 주변 국가들의 경우 경계가 느슨한 편이어서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쉬운 목표물이 됐다. 유럽 주변부나 아시아 등지가 대체 표적이 될 것이라는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차량 돌진 테러는 복잡한 장치나 폭탄, 총기 대신 고도의 기술 없이도 큰 인명 피해를 내며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아 ‘로테크’(Low-tech) 테러로 불린다. 무방비 상태의 불특정 다수 민간인을 겨냥해 많은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전형적인 ‘소프트타깃 테러’이기도 하다.
각국 정상들은 일제히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테러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 도움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돕겠다. 더 강인해져야 한다”고 썼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서 “영국은 테러에 맞서 스페인과 함께한다”고 위로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리의 멋진 친구 바르셀로나가 공격을 당했다”며 “이탈리아는 현지 주민들과 정부와 연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우리는 단호한 결의로 일치단결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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