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해명자료와 180도 다른 해명한 고궁박물관장… "유감, 많은 교훈 얻어"
'덕종어보' 진품이라며 수년간 홍보한 문화재청은 이번 특별전시회서는 재제작품이라고 말을 바꿨다. (사진=국립고궁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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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1471년 제작된 '왕실진품'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덕종어보가 진품이 아닌 모조품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지만 문화재청은 여전히 거짓해명으로 일관하며 빈축을 사고 있다.
◇ 보도직후 나온 '문화재청 해명자료'도 여전히 거짓투성이
문화재청이 지난 2014년 미국으로부터 조선왕실보물을 환수 받았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덕종어보'가 실제로는 친일파가 만든 모조품이었다는 18일 CBS노컷뉴스 보도직후,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해명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8. 18 [단독] 덕종어보, 알고보니 친일파가 제작한 짝퉁)
해명자료에서 문화재청은 '친일파 이완용의 차남 이항구가 덕종어보를 만들었다'는 CBS노컷뉴스의 지적에 대해서도 "이항구가 만든 것은 아니다"고 해명자료를 냈으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이항구가 조선왕실 관련사무를 담당하던 기관 '이왕직'의 예식과장이었고 종묘 관리담당자였다"며 "이항구의 관리소홀로 (덕종어보가) 분실돼 징계를 받았는데 징계를 받은 사람이 또 제작을 주도했는지는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덕종어보 재제작은 결국 이왕직에서 한 것으로는 파악하고 있다"고 CBS노컷뉴스의 보도 내용을 사실상 인정했다. 결국 이 역시 '친일파인 이항구가 만든 것이 아니다'고 당당하게 밝힌 해명자료는 거짓인 셈이다.
이와함께 문화재청은 '친일파가 만든 모조품임에도 이번 특별전시회 품목에 들어간 것은 (문화재청이) 이번 특별전을 통해 바로잡으려는 생각이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자료를 통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러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김 관장은 "지난해 12월, 덕종어보가 재제작됐고 진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하지만 문정왕후어보가 곧 돌아올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이번 특별전에서 그런 사실을 정식공개하자는 내부의견이 있었다"고 밝혀 CBS노컷뉴스 보도에 언급된 관계자와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문화재청의 해명자료에 대해 항의하며 해당 관계자와의 통화기록을 언급하자 김 관장은 "그 부분은 우리가 잘못 표현한 것 같다"면서 해명자료가 거짓임을 인정하고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 "많은 교훈 얻었다"면서 모조품 특별전시 강행
문화재청의 기존 홍보와 달리 1471년 제작된 덕종어보는 행방불명인 상황에서 그간 모조품을 진품으로 밝혀온 것에 대해 김 관장은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고쳐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관장은 "그 당시에는 그렇게 알았다"며 "이후 사실관계를 파악해 지난해 12월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덕종어보가 모조품인 사실을 알고도 8개월 가까이 침묵하다 언론보도가 나오자 사실을 밝힌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 관장은 "많은 교훈을 얻었고 이제는 문화재가 들어오면 성분분석 작업 등 연구를 서두르겠다"며 "이번 계기가 큰 학습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덕종어보를 이번 특별전시회에서 제외하지 않고 전시를 강행하겠다면서 문제점을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김 관장은 "1943년 봉안기록도 다 만들어진 것이라서 물론 안타깝지만 종묘에 일체성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환수유물로 판단해서 같이 전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화재청 내부적으로 모조품 임이 확인된 덕종어보는 결국 문화재위원회에 심사에서도 '지정문화재'로 인정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구진영 연구원은 "변명을 하기위한 변명만 하면 잘못은 바로 잡히지 않는다"며 "더 큰 문제는 모조품 문제가 아니라 문화재청이 거짓말을 한 것이 문제인데 계속 모조품에 대한 변명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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